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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ul 11. 2023

일상의 논어 <미자微子4>-삼일부조三日不朝

齊人歸女樂 季桓子受之 三日不朝 孔子行

재인귀여악 계환자수지 삼일부조 공자행 


-제나라 사람이 여자들로 구성된 악단을 보냈다. 계환자가 그들을 받고 사흘 동안 조회를 열지 않자 공자가 떠나갔다. 



3장에서 제나라를 떠났던 공자가 이번에는 노나라를 떠나고 있습니다. 


공자가 대사구로 재직했던 시절(공자의 공직 이력 참조. https://brunch.co.kr/@luckhumanwork/878)의 일화라고 합니다. 공자의 등용으로 인해 노나라가 강성해질 것을 두려워한 제나라가 소위 미인계를 쓴 것인데, 앞에서 여러 번 나왔던 계강자의 부친인 계환자가 그들의 미색과 음주가무에 환장한 것인지 3일 연속 출근을 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꼬라지에 열혈남아 공자 선생은 절이 싫은 중이 되어 다시 떠나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직장인들이 회사와 상사가 한심스럽다고 공자처럼 매번 사표를 날리지는 못하겠지요. 제아무리 시한부 권력자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공직자라도 먹고 살아야 하는 생물학적 존재라는 점에서는 일반 직장인들과 다를 없습니다. 


그래서 현실적 안위에 연연하지 않고 의롭게 사는 사람이 위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평범하게 살아서는 비범한 인물이 될 수 없으니까요. 정의롭게 살기 위해서는 불의에 저항할 용기를 내야 하고, 그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정의를 말하기 위해 궁핍을 감수하거나 목숨을 걸어야 하는 사회는 병든 사회입니다. 병든 사회의 구성원들은 자신도 모르게 병들어 갈 수밖에 없지요. 건강한 사회로의 복귀가 늦어질수록 병색이 짙어질 뿐입니다. 자멸하고 있는 무도한 정권에 종지부를 찍을 총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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