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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ul 20. 2023

일상의 논어 <자장子張11>-불유한不踰閑

子夏曰 大德不踰閑 小德出入可也

자하왈 대덕불유한 소덕출입가야 


-자하가 말했다. "대덕이 법도를 넘지 않는다면 소덕은 넘나들어도 괜찮다." 



대덕과 소덕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저는 대덕을 '높은 수준의 덕이 요구되는 사람들'이라고 풀이하겠습니다.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덕망이 높다고 알려진 사람들입니다. 소덕은 자연스럽게 일반 백성(현대적으로는 일반 시민)이 되겠지요. 


한(閑)은 문(門)과 목(木)의 합자입니다. 문의 중앙이 나무로 막혀 있으니 문밖으로 나갈 수 없지요. 나무는 물리적인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오행 가운데 목은 법, 법도의 속성을 갖고 있습니다. 한이라는 글자도 이 속성을 그대로 씁니다. 넘어서는 안 되는 법의 문턱과 같은 느낌이지요. 


소위 사회 지도층이 법을 어기지 않으면 사회는 별 문제 없이 잘 굴러갑니다. 높은 사람들은 가진 힘을 활용하여 더 큰 범죄를 저지르는 법이니까요. 뒷 문장은 일반 시민들이 법의 문턱을 드나들며 위법 행위를 해도 괜찮다기 보다는 일반 시민들의 잘못은 사회를 망칠 만큼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읽는 것이 좋겠습니다.


높으신 양반들은 주가 조작을 해도 괜찮고, 문서를 위조해도 괜찮고, 고속도로를 휘게 해도 괜찮고, 세금으로 값비싼 음식을 배불리 먹어도 괜찮고, 노동자는 집회를 해도 안 되고 파업을 해도 안 된다고 해서는 사회의 기강이 바로 서지 않겠지요. 너도 나도 단란하게 헤 처먹는 생기 발랄한 공정 사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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