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12. 만남

by 오종호

천장이 보였다. 밖에서는 여느 날의 아침처럼 새의 지저귐과 차들의 경적소리가 섞여서 귀로 달려들었다. 방안 어디에선가 경쾌한 리듬의 피아노곡이 연주되기 시작했다.


이페는 침대에서 일어나 반쯤 감긴 눈으로 음악이 들려오는 곳을 향해 타박타박 걸어 휴대폰을 찾아 껐다. 이어지는 긴 하품과 기지개. 잠이 좀 깼는지 주위를 둘러보다가 이펙가 으악 하고 소리를 질렀다. 거의 동시에 또 다른 으악 소리가 이어졌다.


“너, 너는?”

“아저씨?”

“진희 니가 여긴 어쩐 일이야?”

“아저씨야 말로 여기는 왜…… 여긴 우리집인데.”

“뭐?” 


그제서야 이페는 눈 앞의 풍경이 낯설다는 것을 깨달았다. 동시에 자신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알아채고 당황한 빛이 역력했다. 무릎 근처까지 올라간 꽃 그림이 그려져 있는 여성용 잠옷과 몸에 꽉 끼는 티셔츠를 걸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자 절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이페를 바라보는 진희의 표정에도 당혹스러움이 역력했다.


“진희야. 미안한데 아저씨 그만 갈게. 미안, 나중에 봐.” 


말을 마치자마자 이페는 달아날 듯 부리나케 현관으로 몸을 옮겼다.


“정우?”


이페가 굳은 듯이 멈춰섰다가 천천히 돌아섰다.


“정우 맞지?”


이페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보일 듯 말 듯 고개를 끄덕였다.


“로니카?”


진희도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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