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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잉고잉 박리라 Nov 05. 2022

(D+27) 반가운 소식

예정되어 있던 엄마의 뇌관 압력 조절 연습 결과가 궁금해 어제 퇴근 무렵 간호사실로 문의전화를 했더니 간호사는 의식 처짐은 전혀 없고 모든 수치가 정상적이라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었었다. 어쩌면 이번 주에는일반 병실로 옯기실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오후 늦게 아빠에게 전화가 왔다.


간호사실에서 연락이 왔는데 내일 아침 일찍 CT를 찍어보고 결과가 좋으면 일반 병실로 내려갈 예정이라고 했다. 곧장 간호사 실로 전화를 걸어 엄마의 상태를 다시 한번 문의했다. 역시나 의식 수준이 쳐지거나 하는 게 없다는 답변이었다.


아무래도 내일 일반실로 옮기게 될 텐데 하루 전에 전화를 미리 준 걸 보니 멀리 있어 연락했을 때 바로 올 수 없는 우리를 위한 주치의의 배려 같았다.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이미 퇴근시간이 막 지나간 뒤였지만 부랴부랴 연가를 올리고 팀장님께 사정을 말씀드린 뒤 집으로 와 노트북과 책 한 권을 챙겨 서울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피곤이 몰려왔지만 내일은 분명 바삐 움직여야 할 일이 많을 테지. 몸은 피곤했지만 그래도 일반 병실로 옮긴다는 건 분명 좋은 싸인이다. 그리고 보호자로서 환자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다가왔음을 의미한다. 머릿속은 복잡했지만 발걸음은 가벼운 친정 가는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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