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구조조정 회의가 열렸다. 여건이 나빠지니 조직으로도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구조조정 회의는 통폐합을 예고하기에 늘 긴장감이 넘친다. 논리와 논리가 부딪치고 주장과 주장이 다툰다.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당위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어떤 방법이 바람직한지를 두고 격론이 벌어진다.
전공을 바꾸고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살아남는다. 지극히 옳은 말이지만, 말처럼 그리 쉽지 않은 게 문제다. 익숙한 것을 두고 새로운 일을 하기가 쉽지 않다. 구조조정 회의는 개인의 정체성과 장래가 달린 문제라 팽팽한 긴장감이 돈다. 논쟁에는 피가 튀고 선혈이 낭자하다. 논쟁과 논란을 줄이려면 준비가 치밀해야 한다. 제대로 혁신하고 변혁하려면 그만큼 철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개인과 조직의 이해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것이 구조조정이다. 논리와 근거를 기반으로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한 회의와 토론은 필요하다. 성공적인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치밀한 계획과 시나리오를 갖지 않지 않으면, 개개인의 강한 저항으로 소란스럽다. 자기 이익보다 조직을 위해 동참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아무리 논리가 정연해도 자기 자리가 없어지는 걸 그냥 눈 뜨고 볼 사람은 없다.
구조조정 회의의 결론이 어떻게 나든 최종 해결책은 개인에 있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학문과 기술의 최신 동향을 익혀 대응해야 한다.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하려면 적응해 살아남는 '적자생존'의 비정함을 익혀야 한다. 조직은 늘 형편이 어려워지면 경영 합리화라는 이름으로 해고의 칼날을 휘두른다. 이것은 자본주의 체제 속의 개인들이 겪어야 하는 숙명이자 고통이다.
대개 구조조정이라 하면 사람을 해고해 인건비를 절감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를 위해 부서를 통합하거나 폐지함으로써 인원을 줄일 정당한 명분을 찾는다. 만일 조직이 경쟁력을 상실한 이유가 다른 곳에 있다면, 인원 절감을 통한 구조조정은 미봉책에 그칠 것이다. 부서 통폐합과 인원 감축으로도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다음은 어떻게 할 것인가?
경영자나 CEO의 무능함 때문에 기업 경쟁력이 상실했다면, 오히려 이들을 구조조정해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안타깝지만 대개 오너 중심의 기업이나 조직은 이들을 구조조정할 방법이 없다. 그들의 무능함이 불러온 경영 위기를 오롯이 직원들이 떠안는다. 월급 받는 사람으로서야 어찌해 볼 방법이 없다. 눈물을 흘리면서 회사를 떠나는 가슴 아픈 실정이다. 그래서 구조조정이란 말은 직장인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한다.
문제는 자기 방어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사람에 있다. 대부분 조직은 일방적으로 구조조정 내용을 통보한다. 개인은 항변도 못하고 해고되거나 다른 부서로 발령 난다. 하루아침에 회사에서 쫓겨나거나 엉뚱한 업무를 배당받으면 삶의 의욕마저 흔들린다. 자칫하면 정신적 고통으로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어찌할 수 없는 현실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것이 개인이다. 안타깝고, 아픈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