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실의 정겨운 색깔
놀아도 화실에서 놀자!!
그림 그리기가 버거워질 때면
이렇게 속으로 외친다.
화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눈에 들어오는 그림 도구들
말라붙은 물감, 이젤, 캔버스, 붓
어수선한 듯하지만. 그림 속 풍경처럼 자연스럽다.
잘 정리된 사무실과는 달리 정겨운 색깔이 있다.
토요일 아침은 화실 가는 날이다.
지난주 토요일은 강원도 다녀오느라 쉬었다.
한주 빼먹는 바람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이 어딘지 치기가 느껴진다.
하얀 도화지 잘 깎은 연필
유화, 아크릴, 수채화 종류별 물감과 붓들
게다가 투 샷의 아메리카노 한 잔
이만하면 아마추어의 취미치고는 호사롭지 않을까.
잘 그리든 못 그리든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얼마나 재미를 느끼고 오래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림은 진도가 잘 안 나가고 실력이 잘 늘지 않는다.
천부적인 감각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걸 어떡하겠나.
재미마저 없으면 몇 년씩 계속하기 힘든 게 그림 그리기다.
오늘은 늑구리 마을 고사리역을 스케치한다.
아르쉬 종이를 여섯 등분했다.
같은 장소지만 조금씩 변화를 줄 생각이다.
여섯 개를 스케치한 후 가볍게 채색하려 한다.
뭘 하든 제대로 꼼꼼하게 해 보자.
스케치하고 물감을 옅게 칠할 것이다.
어반 스케치(Urban Sketch)를 해보려 한다.
여행 그림답게 경쾌하고 발랄하게 그리는 게 좋을 듯하다.
그림도 장르가 다양하다.
수채화, 아크릴, 유화, 펜 드로링, 어반 스케치
그중 어느 것이 내게 맞는지 확인해 봐야겠다.
취미 생활이기에 즐거워야 오래 할 수 있다.
직업이 아닌 취미 생활은 싫증 날 때가 있다.
그림에 차도가 없거나 표가 나지 않으면 실망한다.
슬럼프가 찾아오면 쉽게 붓을 놓는다.
매인 몸이 아니니까 굳이 여기에 목맬 이유가 없다.
아마추어는 실제보다 실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무식한 사람이 용감해지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그러다가 자기 주제를 파악하고는 크게 실망한다.
속이 쓰리지만 자기 분수를 아는 건 중요하다.
그걸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면 어느 정도 실력은 는다.
끈기는 즐거움에서 나온다.
중간에 포기하면 아무것도 남는 게 없다.
재주가 없으면 끈기라도 있어야 한다.
계속하다 보면 자기만족이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그림을 그린다.
그리다 보면 분명 나아질 것이다.
성공한 사람치고 끈기 없는 사람은 없다.
내 분야가 아니기에 감히 그런 성공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애초 오르지 못할 나무라 그건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려 놓고 스스로 민망하면 할 말이 없다.
그렇게는 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글 쓰는 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남들만큼 반응이 없어도 좋아서 쓰는 글이면 된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그럴 때 버티는 힘은 즐거움이다.
끈기 있게 하다 보면 즐거움도 생긴다.
그림 그리는 일도 그렇고,
글 쓰는 일도 그렇다.
내가 즐겁지 않으면 지속하기 힘들다.
남들의 인정은 다음 문제다.
그런 날이 오지 않는다 해도 포기할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