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을 거슬러 오른 연어들

글을 마무리하며

by Henry

시골의 정취와 도시의 편리함

둘 사이의 적절한 정서적 균형

아이들은 강물을 거슬러 오른 연어들처럼

태어난 고향으로 돌아왔어




많은 우연과 행운이 만든 결과

<아이 머릿속 초록 신호등 켜기>라는 제목을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친척의 꼬맹이 소녀 때문이었어. 그 아이는 참 똑똑하고 영민해. 부모도 교육에 있어 훌륭한 철학을 가지고 있고,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어. 요즘 젊은 부모들은 아이를 잘 키우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 그래서 그 아이를 보면서 우리 아이들 어릴 적을

떠올려 보게 되었어. 솔직히, 우리 아이들이 처음부터 그렇게 똑똑했던 것 같진 않아.


우리 아이들은 어릴 때 자연과 가까운 환경에서 자랐어. 경쟁보다는 여유를 누리며, 지식보다 정서적인 자양분이 풍부한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어. 그런 환경에서 자라면서 아이들은 점점 더 성실하게 성장했어. 처음에는 뚜렷한 특징을 보이지 않았지만, 점차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어. 느리게 시작하지만, 점차 성장하는 슬로 스타터(slow starter)라고 표현할까?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었을 때, 우리 가족은 소도시를 떠나 인근의 큰 도시로 이사했어. 그곳은 강남 8학군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학군이었지. 우리는 아이들의 사촌이 사는 아파트로 이사 갔어. 그리고 아이들 넷이 같은 학교에서 공부하게 됐어. 아마도 아이들이 함께 공부하게 된 것이 그들의 성적 상승에 큰 영향을 준 것 같아.


아이들이 성장하는 동안 많은 경험을 통해 중요한 교훈을 얻었어.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것은 70세에 가까운 뉴질랜드 할머니와 함께한 동남아의 한 작은 섬에서의 탐험 여행이었어. 아이들은 이미 영어를 상당히 잘해서 소통에는 문제가 없었어. 하지만, 세대 간의 가치관 차이로 인해 여러 갈등이 발생했지. 할머니가 아이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정한 식사나 숙박 장소는 문제의 원인이었어. 특히 벌레들이 기어다니는 열악한 잠자리와 하루 한 끼만의 식사는 성장 중인 아이들에게 견디기 힘든 일이었어.


그러던 중, 아이들은 할머니와의 의견 충돌과 힘든 환경에 지쳐 귀국하기로 했어. 아직 어린아이들이 그런 외진 지역에서 혼자서 귀국하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시도였지. 하지만 운 좋게도 아이들은 착한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어. 이 경험은 아이들에게 깊은 교훈을 줬어. 그들은 이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의 소통의 중요성과 세대 간의 이해에 대해 깨닫게 되었지.


방학 때는 국내도 그렇고 해외여행도 많이 했어. 인터넷을 뒤지고 발품을 팔아 값싸고 가성비 높은 루트를 찾았지. 당시만 해도 꽤 저렴하면서도 알차게 다닐 수 있는 길이 많았지. 떠나기 전에 현지 상황과 물가를 미리 철저히 조사했어. 심지어 라면과 먹을거리, 그리고 간단한 요리 기구까지 챙겨갔으니 큰돈 들지 않고도 재미있는 여행을 할 수 있었어. 미국에 있는 동안은 자동차로 미국의 도시와 시골, 가릴 것 없이 많이 다녔어. 런던, 파리, 스위스 루체른, 융프라우도 함께 다녔어.


강물을 거슬러 오른 연어들

당시 우리 가족의 자녀 교육 방식은 조금 남다르긴 했어. 그 당시에도 사교육 열풍이 불었지만, 우리는 주로 그것에 의존하지 않았어. 우리가 아이들을 직접 지도한 것도 아니야. 과외나 사교육도 있었지만, 가능하면 아이들이 스스로 학습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있었어.


이 글을 쓰면서 느낀 것은, 우리의 교육 방식은 기다리는 것과 인내였다는 거야.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아이들을 격려했어. 나와 아내는 이 점에서 의견이 잘 맞았어. 그렇더라도 누가 그 방식이 성공하리라 확신했겠어? 그저 아이들의 공부 스트레스를 줄여주자고 약속했고, 그것을 지켰어. 여기에는 아이들의 노력과 우연, 그리고 행운이 함께 작용했다고 생각해.


가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어. 만일 내가 서울에 계속 남았다면,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교육 방식을 추진할 수 있었을까? 우리가 딱히 자랑할 만한 교육 철학을 가진 부모도 아니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이 들어. 어쩌면 주위 분위기에 휘둘리면서 아이들을 사교육으로 내몰았을 가능성이 커. 그랬다면 뒷감당을 어찌할 수 있었을까. 그것도 우리 형편을 고려하면 말이야.


소도시의 목가적 환경은 우리 아이들에게 큰 축복이었어. 치열한 사교육의 중심에 있었다면 아이들이 그 압박을 견뎌냈을까? 명확한 답은 없지만, 쉽지 않았을 거야. 우리 아이들은 시골에서도 성실하게 공부했어. 그 덕분에 서울로 돌아올 수 있었고, 그곳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거뒀어. 말하자면, 아이들은 강물을 거슬러 고향으로 돌아온 연어가 되었지.


우리 아이들이 훌륭하게 잘 자라고 있는 친구들도 많아. 그래서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기가 조금 부끄럽긴 해. 우리 아이들이 운이 좋은 건 분명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노력도 인정받을 만하다고 생각해. 교육 환경을 만드는 일은 가족 간의 협력도 중요해. 아무리 부모가 노력해도 아이들의 협력이 없다면 소용없어. 그런 점에서, 우리 가족은 정말 행운이 많았다고 생각해.



keyword
이전 29화내가 제일 잘 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