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막걸리가 당기는 저녁

by Henry
막걸리.jpg


햇빛은 줄고

세로토닌도 줄고

멜라토닌은 늘어나고


습도는 높고

공기는 무겁고

소리는 둔하고


아직 난방하기 이른 계절

바람은 서늘하고

애써 내린 커피도 차가워지고

깊어만 가는 가을만큼 수심도 깊어.


내린 비에 떨어진 나뭇잎이

발에 밟히는 오늘은

파전에 막걸리가 딱 좋은데

혼술의 매혹에도

눈 딱 감고 참아 볼 일이야.


진정한 술꾼은 혼자서도

서 말의 술을 마시고

지고 갈 수는 없어도

마시고 갈 수 있다고 했어.


아직

진정한 주당이 못 되는 터라

그저 마음으로 만취하고

고독한 척 흉내 내는 것도

역설의 아름다움이라 위안한다.


사는 건 뭘까?

애초 답이 없는

이런저런 생각으로

가을날 저녁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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