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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운동 무화과 Oct 30. 2022

내가 추구하는 북극성 지표

회사를 벗어나니 보이는 것들 - 100명의 사람들에겐 100가지의 생각이

세상에는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다.

그리고 그 삶의 방식에는 옳고 그름이 있는 게 아니기에, 마냥 정답을 좇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무엇이 잘 맞는지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보다 내가 추구하는 스타일을 나도 잘 모를 수도 있다. 주변에 휩쓸려 살다 보면, 나의 욕망이 진정 나의 것인지를 알기가 어려워진다.


- 정말 돈이 무한정 많다면, 나는 무엇을 하면서 살고 싶을까?

- 그 때 내가 진정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무엇일까?


성취나 영향력을 마냥 중시할 때가 있었다. 사회 정의 실현이 그 무엇보다 우선시될 때도 있었다. 다 과거형으로 쓰여 있다는 건 지금은 아니라는 것이다. 일단은 예전보다는 훨씬 가치관에 있어 관계를 중시하고 있지만, 그밖에 다른 소중한 것들에 대해서는 찾아나가는 중이다. 이런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과 나누다 보면, 생각보다 사람들의 욕망이 다양하고 다들 나와 비슷하게 사고하진 않는다는 것을 손쉽게 깨닫게 된다. 비록 정해진 정답이 없기에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고민해봐야하는 문제일 것이다.


그때그때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이런 삶의 궤적을 따라가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된다고 느껴지는 요즘이다.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나의 생각 차이를 보며, 나라는 사람 역시 얼마나 변화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게 된다. 누구보다 내가 나를 잘 안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2021년 가을에 친구들과 비교한 가치관 우선순위




요즘 되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느끼는 것은 - 정말 현실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이 자신만의 즐거움을 좇으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중요시하는 것을 파악하고, 그것을 좇는 것일 테다.




1


최근에 만난 어떤 분은 역사적인 선례들을 보았을 때, 인류의 역사와 개인의 역사 모두 ‘족적을 남기는 것’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은 ‘운’이라고 했다. 이집트의 람세스도 오히려 별 볼 일 없는 왕이었기 때문에, 무덤이 파헤쳐지지 않은 채 남아있어 후세에도 기억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긴 인류의 역사에 비해 찰나를 살다 가기 때문에 한없이 좁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기 쉽다. 하지만 이런 사례들을 통해 생각해보면 라이프 스팬을 길게 보았을 때, 결국 인간의 성공에 기여하는 건 ‘성공’을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개개인마다 충분히 다를 수 있다. 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나와 어떤 것이 더 잘 핏한가'의 문제이고,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같은 목표를 갖고 경쟁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자신이 추구하는 성공을 향해 노력해야 한다.


그는 창업가들이 문제 해결을 즐기고, 그로부터 얻는 돈과 명예와 같은 부수적인 효과를 추구하는 사람들이지만, 자신은 그런 류의 사람이 아니라고 말했다때문에 본인은 자신의 모든 시간을 바쳐 일에만 몰두해야 하는 창업보다는, 적당히 일하고 안정적으로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대기업을 가고 싶고, 차라리 가족들과 더 양질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공감했다. 하지만 동시에 꽤나 놀랐다. 그 역시 이미 스타트업계의 어느 정도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이었기에,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이,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었다. 내가 과도하게 자기 검열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이 씬에서는 허슬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고, 그렇게 한 몸 불사르는 태도가 없다면 간절함과 성장 욕구가 부족한 것으로 내려치기 당하기 일쑤이기에. 나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반가웠던 것 같다.


그리고 같은 말이어도 자신의 신념이 명확하다면 그 자체로 멋있을 수 있구나. 나는 무엇 때문에 내가 가진 생각을 명료하게 얘기하지 못했을까에 대해서도 새삼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2


그리고 본인이 창업을 하고 있음에도, 기업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었다. 결국 모든 기업은 자기 이윤 추구가 목적이기 때문에, 어떠한 가치를 창출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부분의 가치는 해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쿠팡이 유통 혁신에 혁혁한 공을 세웠더라도, 다른 한 편에서는 노동 착취가 일어나고 있을 수 있다. 때문에 자신의 창업에 대해서도 우리는 우리의 업을 했을 뿐, 지금 발 담그고 있는 업계가 자기들 '덕분에' 더 좋아졌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했다. 관련 종사자들도 그들의 일을 했을 뿐이며, 정당하게 서로의 가치를 교환했을 뿐이다. 덧붙여 자기 사업이 있어 특정 영역의 사람들을 더 먹고 살기 편해졌다는 류의 말을 싫어한다, 고 딱 잘라 말하는 태도가 인상 깊었다. 그는 사회적 기업들에 한해서만 진정한 의미의 사회 환원적인 일을 한다고 정의했다.


공감했다. 생각해보면 창업이나 스타트업 만큼이나 어떠한 자정 작용도 없이 스스로가 엄청나게 대단한, 세상을 뒤엎는 일을 한다는 것에 뿌듯해하는 집단도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씬에서는 이윤 추구 활동이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선한 것이라는 공고한 프레임을 갖고 있으며, 이에 대한 의심은 크게 제기되지 않는다. 자신이 바로 그 행위자임에도, 이러한 모습을 그 누구보다 시니컬하게 바라보는 그가 신기했다.


그에게 창업은 본인이 하고 싶고, 스스로의 즐거움을 위한 일이었다. 그는 이 부분을 명쾌하게 강조했다. 그 어떤 허울 좋은 말들도 없었기에 더 진실되게 와닿았고, 그가 진정 자신의 일에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3


사람들의 지향점이 크게  4가지로 나뉘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걸 명확히 알고 추구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1. 보상

2. 성장

3. 재미/의미

4. Life (워라밸)


공감했다. 생각해보면 지금 당장 눈앞에 놓인 간단한 선택에 있어서도 수없이 망설이게 되는 것은 대부분, 자신도 스스로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기준들은 어떤 지향을 좇았을 때의 효용이 자신에게 가장 높은지를 따질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된다.


그동안 왜 어떤 일에는 마음이 끌리고, 어떤 일은 좋아 보이지만 별로 혹하지 않을까. 말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직감으로 느끼곤 했는데, 저렇게 나누고 보니까 모든 게 심플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재미와 의미를 아주 중시하는 사람이라는 걸 새삼스럽게 확인했다. 그런데 보상이나 성장을 중시하는 사람들 틈바구니에 있다 보니까, 원하지도 않은 것을 나도 이유도 모른 채로 좇고 있었던 것 같다.


창업 역시 재미/의미의 관점에서 시작한 것도 있었는데, 어느새 본래 추구하던 바가 퇴색되면서 내가 무엇을 위해 창업을 하려고 했는지가 모호해졌던 것 같다.(동업자가 나와 다른 지향을 갖고 있었기에 더 빠르게 그런 상태에 도달했을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개인적으로도 현타가 많이 오고, 이 길이 맞나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을 수도 있겠다. 물론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더 쌓임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 부분이겠지만, 지금 당장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는 게 제일 재미있을 것 같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곳은 어딜지,

내가 있는 곳을 그런 곳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나에게 재미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언제 의미 있다고 느끼는지

답은 내 안에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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