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세기소녀 Jul 27. 2018

나 혼자 잘 논다!!!

 퇴사를 하니 갑자기 일하느라 못썼던 시간을 한꺼번에 선물로 받은 기분이다. 하지만 시간을 주면 뭐하나~ 같이 놀 친구가 없다.(대부분  직장인 임) 1년 동안은 무식하게 놀고 싶었던 나의 꿈은 하루 만에 사라졌다.


  회사원일 때는 조금 숨만 쉬어도 점심시간이 되고 보고서 몇 개 작성하면 퇴근 시간이었는데, 갑자기 토끼 시계가 거북이 시계로 변신해 버린 느낌이다.


 40대의 혼자 노는 것은 어려운 것 같다.  아니 모든 삶에 함께 하는 것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혼자가 되었을 때 노는 법을 모른다. 최소 2명은 되어야 움직일 수 있었던 오래된 습관이 한순간에 바뀔 리가 없지....


  '매일 아침 써봤니?' 작가 김민식 PD는 책에서 이런 글을 남겼다.

  ‘앞으로는 인간의 수명이 늘고, 실업률도 높아집니다. 곧 긴 시간 놀아야 한다는 뜻이에요. 일을 하지 않는 인간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게 될까요? 놀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것도 능동적으로, 적극적으로, 아주 잘 놀아야 합니다.’


  이제 나도 혼자 잘 놀아야 할 시기가 돌아온 것이다.  혼자 밥 먹고 노는 게 이상하지 않은 세상인데 나라고 못할 쏘냐~~



 나 혼자 잘 놀아보기로 결정!!

  

첫째, 카페에서 혼자 커피 마시며 시간 때우기!!


  공간이 좁은 가게 말고 대형 매장으로 선택, 직원들이 보이지 않는 구석진 자리부터 시작했다. 시작이 어렵다고 했던가! 한번 성공한 후 다시 시도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나의 시선을 보호해주는 노트북을 항상 가지고 다녔다.  (핸드폰은 나의 큰 얼굴을 가리기도 어렵고 크기가 작아 오래 보면 눈이 아프다. ㅠㅠ)



  두 번째, 만화방에서 책 보면서 라면  먹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차 한잔 마시며 다른 사람의 행동도 보게 될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초보 단계를 지나 2단계로 만화방에서 만화책과 라면을 먹는 경지까지 올라갔다. 요즘 만화방은 커피숍보다 더 세분화되어 있어 편안하게 먹방까지 할 수 있다.(커피숍 보다 눈치 볼  일이 적음)

  만화방은 중학교 때 순정만화 덕후였던 나를 그 시절 소녀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그때 봤던 만화책들이 꽂혀 있는 것만 봐도 얼마나 설레던지...


  

세 번째, 소파와 한  몸  되기!



  밖으로 노는 게 지겨우면 집 소파 위에서 TV 보기 기술을 선보인다. 소파 안쪽에 몸을 완전히 붙이고  입에는 쉬지 않고 음식을 섭취하며 TV를 보는 것은 무릉도원이 따로 없었다. (그 덕에 한 달 만에 5kg이 늘었지만....)


  하지만 일 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도달하지 못한 곳이 있다. 손님이 많은 맛집... 여기는 여러 번 시도했지만 아직도 성공을 못하고 있다. 실패할 때마다 가까운 편의점에서 삼각 김밥과 핫바로 내 속과 마음을 달래고 있다.(편의점은 사랑입니다^^)

언젠가 혼자 먹고 말 거야!!


매거진의 이전글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