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아이에게 직업대신 돈 이야기를 건넨 이유

by 양소정

원래 내 인스타그램은 그저 내 일상을 저장하는 아카이브에 불과했다.

아이와의 하루, 사소한 순간들, 그날의 기분을 남겨두는 개인적인 기록 공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덟 살 아이와 나눈 돈과 경제 이야기를 그대로 인스타그램에 담았는데,

예상치 못하게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그때 처음 깨달았다. 이건 단순한 일상이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같이 고민해볼 질문일 수도 있겠다는 걸.

그래서 계정의 방향을 조금씩 그쪽으로 가져가고 있다.

---

어린아이와 돈 이야기를 하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걸 안다.

아이에게 너무 이른 건 아닐까, 돈만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는 건 아닐까, 그런 걱정이 충분히 들 수 있다.

나 역시 그 고민을 수없이 반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아이와 돈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아이가 돈을 쫓는 사람이 아니라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기 때문이다.

---

AI 시대, 직업이라는 개념 자체가 언제까지 유효할지 알 수 없는 시대에

아이에게 무엇을 남겨줘야 할까를 생각해보면 답은 점점 분명해진다.

“무슨 직업을 가져야 할까”보다 “나는 어떤 가치를 만들 수 있을까”를

스스로 묻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


이건 성공을 바라는 마음이라기보다 아이가 자신의 정체성을 지니고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아주 개인적이고, 사랑이 가득 담긴 나의 바람이다.

---

앞으로의 시대는 직업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노동의 의미가 점점 옅어지고, 많은 일들이 자동화된다면

각 개인은 ‘어디에 소속된 사람’이 아니라

무엇을 만들어 파는 사람이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다행히도 지금은 수많은 AI 도구들이 이미 우리 앞에 주어져 있다.

그 도구를 그냥 재미로 소비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도구를 이용해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살아남는 시대가 될 것이다.

---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 모든 선택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필요가 있다.

돈이 돈을 버는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채 노동만 붙들고 살아가는 삶은

언젠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노동의 중요성이 옅어지는 미래에는 더욱 더.


반대로, 시스템을 이해하고 가치를 만들어 연결할 수 있다면

노동에만 의존하지 않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도

상상해볼 수 있지 않을까.

---

그래서 나는 아이와 돈 이야기를 한다.

아이를 조급하게 만들기 위해서도, 어른의 기준을 씌우기 위해서도 아니다.

AI 시대를 살아갈 한 사람으로서 스스로 생각하고, 가치를 만들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에게 오늘도 돈, 경제와 관련된 질문을 던지고 이야기를 한다.



이전 02화우리집이 풍족하다 여기는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