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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비추는 게임, 게임을 비추는 세상

게임, 무엇을 만드는가 #2

by 박루디 Feb 21. 2025

책상에 놓인 체스판, 친구들과 둘러앉아 하는 부루마불, 스마트폰 화면 속 가상 세계. 게임은 시대와 기술의 흐름에 따라 다채로운 형태로 변화해 왔다. 이런 게임을 구분하는 기준은 저마다 다르지만 크게는 무엇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지, 누구와 게임을 즐기는지, 어떻게 게임을 즐기는지 따라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최근 견고해 보였던 게임과 게임 사이의 벽에 조금씩 금이 가고 있다.



수단에 따라 달라지는 세계


손끝으로 말을 움직이며 전략을 세우는 테이블 위의 작은 전쟁, 두 손에 익숙한 컨트롤러를 쥐고 몰입하는 거대한 서사, 혹은 스마트폰 화면을 가볍게 터치하며 즐기는 짧은 게임 한 판. 게임은 우리가 무엇을 통해 접하느냐에 따라 그 형태와 경험이 달라진다.


보드 게임은 가장 오래된 형태의 게임이다. 종이와 말, 혹은 작은 주사위 하나만 있으면 어디서든 펼쳐질 수 있다. 손에 잡히는 물리적인 말들을 움직이며 플레이어들은 서로의 전략을 겨루고 심리를 읽는다. 체스의 한 수 한 수 속에는 수백 년간 다듬어진 전술이 스며 있고 부루마불 같은 게임에서는 단순한 주사위 굴림조차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오늘날 보드 게임은 디지털 형식으로도 확장되었다. 화면 속에서 같은 규칙으로 대결하고 온라인으로 멀리 있는 친구와도 함께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웃고 떠들며 즐기는 순간은 디지털로 대체되지 않는 보드 게임만의 매력으로 남아 있다.


아케이드 게임은 과거 거리 곳곳에 자리한 오락실에서 만나볼 수 있던 게임이며 기계에 동전을 넣고 시작하면 제한된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점수를 쌓아야 했다. 팩맨(Pac-Man, 1980)이 미로 속을 달리고 스트리트 파이터(STREET FIGHTER, 1987)의 격투가들이 주먹을 맞부딪치는 순간, 플레이어는 물론 주위 사람들까지 화면 속으로 빠져들었다.

짧지만 강렬한 재미, 빠른 반응 속도가 요구되는 도전적인 난이도. 이런 특징 덕분에 아케이드 게임은 지금도 사랑받고 있다. 비록 예전만큼 오락실을 찾기는 어렵지만, 여전히 모바일과 PC에서 그 감성을 이어받은 게임들이 등장하며 새로운 세대를 맞이하고 있다.


3D 게임 열풍이 불던 시기, 역으로 올드 게이머의 2D 오락실 감성을 자극한 던전앤파이터는 넥슨의 간판 게임이 되었다. ⓒ 넥슨


콘솔 게임은 가정에서 즐기는 게임의 혁신을 이끌었다. 닌텐도,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같은 기기들이 발전하며 게임은 점점 더 정교한 그래픽과 방대한 세계를 담아내기 시작했다.

특히 콘솔 게임은 몰입감이 강한 서사 중심의 게임에서 강세를 보인다. 젤다의 전설 시리즈처럼 드넓은 세계를 탐험하거나, 갓 오브 워 시리즈처럼 하나의 서사를 따라가며 깊은 감정을 경험하는 것. 손에 쥔 컨트롤러가 단순한 조작 도구를 넘어 이야기 속 캐릭터와 플레이어를 연결하는 매개체가 된다.


가진 것이라곤 복수심뿐이었던 주인공이 가슴에 희망을 새기는 장면은 진한 감동을 준다. ⓒ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PC 게임은 인터넷과 함께 진화하며 그야말로 무한한 가능성을 펼쳐 보였다. 한때는 단순한 패키지 게임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온라인 게임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며 대규모 플레이어들이 한 공간에 모일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2004)에서는 거대한 가상 세계에서 수천 명이 함께 모험을 떠나고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2009)에서는 한 경기 한 경기마다 치열한 전략 싸움이 펼쳐진다. e스포츠로까지 확장된 PC 게임은 이제 단순한 취미를 넘어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2022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이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체이스 센터. 1만 6000여 명의 게이머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 조선일보


그리고 모바일 게임이 다시 한번 시대를 뒤집어 놓았다. 스마트폰의 발전에 힘입어 원신(Genshin Impact, 2020)처럼 광대한 오픈 월드를 선보이거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PUBG MOBILE, 2018)처럼 콘솔급 전투를 가능하게 하는 등 모든 장르의 게임이 장소의 제약 없이 손 안에서 펼쳐지게 한 것이다.

게다가 여기에 서로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는 플레이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랫폼 플레이(Cross-platform play) 기술이 접목되면서 PC, 콘솔, 모바일을 넘나드는 경험도 보편화되고 있다.



혼자 걷는 길, 함께 나아가는 길


게임을 즐기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깊은 밤, 방 안을 가득 채운 화면 속 이야기 속으로 혼자 걸어 들어가고 또 어떤 이는 친구들과 같은 목표를 향해 손발을 맞추며 나아간다. 혼자가 익숙한 사람도 있고 함께여야 즐거운 사람도 있다. 게임은 그렇게 때론 고요한 몰입을 선사하고 때론 시끌벅적한 열기를 만들어낸다.


싱글 플레이 게임은 온전히 개인의 경험에 초점을 맞춘다. 방해받지 않는 몰입 속에서 하나의 세계를 탐험하고 한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따라간다. 게임은 서사의 흐름을 따라 촘촘하게 설계되며 플레이어는 자신의 속도에 맞춰 퍼즐을 풀거나 도전을 극복해 나간다.

혼자만의 모험이 늘 즐거운 것은 아니다. 때때로 함께하는 이가 없어 허전하고 나누고 싶은 감정을 공유할 상대가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조용히 게임 속에 빠져드는 경험은 언제나 특별하다.


멀티 플레이 게임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멀티 플레이의 매력은 바로 이 예측할 수 없는 순간들에 있다. 혼자였다면 불가능했을 일을 팀워크로 해낼 때의 짜릿함, 예상치 못한 플레이가 승부를 뒤집는 순간의 전율, 그리고 같은 목표를 향해 손을 맞잡는 즐거움. 하지만 때때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에서는 갈등도 피할 수 없다. 원치 않는 경쟁이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도 있고 실력이 맞지 않는 상대를 만나 즐거움이 반감되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과 함께하는 게임은 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가끔은 말도 통하지 않는 플레이어와 힘을 합쳐 승리를 거두고 가끔은 현실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친구와 밤새 이어지는 전투를 치르기도 한다. 혼자일 때와는 전혀 다른 감정이 차오르는 순간이다.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은 싱글 플레이 게임이지만, 유료 서비스인 닌텐도 스위치 온라인을 통해 친구와 함께 포켓몬 교환, 대전, 모험, 레이드를 즐길 수도 있다. ⓒ 닌텐도



갈라지고 엮이는 이야기들


게임은 그 속에서 펼쳐지는 경험에 따라 구분할 수도 있다. 주요한 경험이 하나의 유형이 되고 변화하서로 뒤엉새로운 흐름이 태어나는 과정 속에서 게임은 끊임없이 그 모습을 바꾸어왔다.


가장 오래된 게임 장르 중 하나는 롤플레잉 게임(Role-Playing Game, RPG)이다. 롤플레잉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특정한 캐릭터가 되어 세계를 탐험하고 성장하며 때로는 서사 속에서 중요한 선택을 내리기도 한다. 초기 텍스트 기반 롤플레잉 게임에서 시작된 이 장르는 드래곤 퀘스트(Dragon Quest, 1986), 파이널 판타지(FINAL FANTASY, 1987) 같은 작품을 거치며 점차 고도화되었다.

특히 다수의 플레이어가 함께 플레이하는 온라인 RPG, MMORPG(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Playing Game)는 드넓은 세계 속에서 수많은 이들이 공존하는 경험을 만들어냈다. 그중에서도 울티마 온라인(Ultima Online, 1997) 이 장르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영원히 기억될 명작이다.


울티마 온라인은 개발자 리처드 개리엇을 상징하는 NPC 로드 브리티쉬가 플레이어에 의해 살해된 적이 있을 만큼 놀라운 자유도를 자랑했다. ⓒ 데일리e스포츠


이와 맞닿아 있는 장르가 어드벤처 게임이다. 초기에는 미스트(Myst, 1993)처럼 정적인 화면에서 단서를 찾아 퍼즐을 해결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었지만, 이후 언차티드 시리즈 같은 작품이 스토리텔링과 액션을 결합하며 장르의 폭을 넓혔다.


언차티드 시리즈는 2025년 기준 외전 포함 무려 6편의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으며 카드 게임, 모바일 게임, 심지어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 너티 독


슈팅 게임은 플레이어가 총기를 다루며 전투를 벌이는 장르다. 초기에는 둠(DOOM, 1993)처럼 단순한 구조의 FPS(First-Person Shooter, 1인칭 슈팅 게임)가 주를 이루었지만, 이후 콜 오브 듀티 시리즈처럼 사실적인 전장 묘사가 강조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이와 비슷한 듯 다른 TPS(Third-Person Shooter, 3인칭 슈팅 게임)은 카메라가 플레이어의 캐릭터를 뒤에서 따라가는 식으로 전체적인 움직임을 강조하는데 기어스 오브 워(GEARS OF WAR, 2006) 같은 작품을 예로 들 수 있다.

한편 슈팅 게임의 하위 장르로는 탄막 슈팅 게임이 있다. 아케이드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고난도의 컨트롤을 요구하는 장르로 마니아층이 두터운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화면을 가득 메우는 총알을 피하며 공격을 이어가야 하며 도돈파치(DoDonPachi, 1997) 같은 게임이 대표적이다.


세계 최대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은 밸브 코퍼레이션의 CEO 게이브 뉴웰이 파멸(Doom) 속에서 가능성을 엿본 덕분에 출시될 수 있었다. ⓒ 이드 소프트웨어


이와 함께 서바이벌 게임도 점차 인기를 얻었다. 특히 데이즈(DayZ, 2013), 러스트(Rust, 2013)처럼 생존과 자원 관리가 중심이 되는 게임들이 등장하면서 단순한 전투 이상의 긴장감 넘치는 플레이 경험이 호평을 받았다. 배틀 로얄의 문법을 따르는 PUBG: 배틀그라운드(PUBG: BATTLEGROUNDS, 2017)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PUBG: 배틀그라운드는 역대 가장 많이 팔린 PC 게임 1위, 비디오 게임 5위라는 꿈같은 기록을 세웠다. ⓒ 크래프톤


플레이어의 조작 능력을 극대화하는 액션 게임오랜 시간 꾸준히 사랑받아온 장르다.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 같은 대전 격투 게임이 대표적인데 요즘에는 높은 난이도와 정교한 공격, 방어 패턴 공략을 특징으로 하는 이른바 소울라이크 게임이 주목받고 있다. 소울라이크란 문자 그대로 데몬즈 소울(Demon's Souls, 2009)과 다크 소울(Dark Souls, 2011) 같은 게임을 뜻하는 말로 프롬 소프트웨어에서 개발한 소울 시리즈의 시스템을 차용하거나 영향을 받은 장르를 가리키며 비교적 최근 출시된 P의 거짓(Lies of P, 2023)이 이에 속한다.


물론 발매 3주 만에 1,200만 장을 팔아 치운 이 구역의 신화 엘든 링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 프롬 소프트웨어


전략 게임은 장기적인 사고와 전술을 요구한다. 전략 게임은 크게 스타크래프트(StarCraft, 1998)처럼 실시간으로 전략을 세우고 목표를 성취하는 실시간 전략(Real-Time Strategy, RTS) 게임과 발더스 게이트 3(Baldur's Gate III, 2023)처럼 상대방과 한 턴 한 턴 순서대로 주고받는 턴제 전략(Turn-based Game, TBS) 게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 게임은 현실의 요소를 가상 세계로 옮겨와 플레이어가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든 장르다. 심시티(SimCity, 1989)는 도시 경영을, 심즈(The Sims, 2000)는 인간의 삶을,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시리즈는 비행을 체험하게 했다.

시뮬레이션 장르에서 파생된 레이싱 게임도 오랜 시간 그 명맥을 이어왔다. 니드 포 스피드 시리즈,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 포르자 시리즈 같은 작품들은 실제 자동차의 조작감을 반영하며 리얼리즘을 강조한 반면, 마리오 카트 시리즈처럼 아기자기한 감각을 살린 게임도 있다.


퍼즐 게임은 단순한 조작 속에서도 높은 몰입도를 제공하는 장르로 테트리스(TETRIS, 1985)처럼 제한된 규칙 안에서 논리적 사고와 순발력을 시험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간단한 조작법과 반복적인 플레이 구조 덕분에 모바일 환경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샌드박스 게임은 정해진 목표 없이 플레이어가 환경을 자유롭게 활용하며 자신만의 경험을 만들어가는 장르다. 마인크래프트(Minecraft, 2011)처럼 광활한 세계에서 건축과 탐험을 즐기거나, 특정 시스템을 활용해 독창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인터넷 방송인들이 생존, 건축, 사냥, 농사, 채집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기며 마인 크래프트 신드롬이 불기도 했다. ⓒ 모장 스튜디오


음악과 게임이 결합된 리듬 게임은 박자에 맞춰 입력하는 조작을 핵심으로 하며 단순한 버튼 입력 방식부터 신체의 움직임을 활용하는 방식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왔다. 음악과 시각 요소가 결합해 감각적인 몰입을 제공하며 때로는 고난도의 도전 욕구를 자극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독특한 구조를 지닌 장르들이 있다. 로그라이크는 절차적으로 생성된 던전을 탐험하며 죽으면 모든 진행이 초기화되는 방식이 특징인 장르다. 플레이어에게 빠르고 적절한 판단을 요구하는 식으로 도전 욕구를 자극하며 아이작의 구속(The Binding of Isaac, 2011)이나 하데스(Hades, 2020) 같은 게임들이 대표적이다.

메트로배니아는 거대한 맵을 탐험하며 점진적으로 능력을 확장해 나가는 구조를 가진 장르다. 특정 능력을 얻어야만 닿을 수 있는 구역이 열리는 방식으로 성장과 탐험의 재미를 강조한 것이 특징인데 할로우 나이트(Hollow Knight, 2017) 같은 게임들이 메트로배니아 장르의 정수를 보여준다.

또한 소셜 디덕션 게임은 플레이어들 간의 심리전과 추리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장르로 어몽어스(Among Us, 2018)와 같은 게임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거짓말과 논리를 활용해 상대를 설득하거나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강한 상호작용이 발생하며 멀티플레이 환경에서 특히 강점을 보인다.

이처럼 게임은 시대와 기술의 발전에 따라 다양한 장르로 세분화되며 진화하고 있다. 


한편 최근 들어 이 같은 게임 장르 사이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 기존에는 특정한 장르적 규칙을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서로 다른 장르의 특징을 융합해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내는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테트리스 99(TETRIS 99, 2019)는 클래식 퍼즐 게임에 배틀 로얄을 결합하여 한 명의 최종 승자가 남을 때까지 98명의 상대와 실시간으로 겨루는 긴장감을 제공한다. 퍼즐 게임이지만 승리를 위해서는 전략적 사고와 빠른 판단력이 필요해졌으며 경쟁적 요소 덕분에 플레이어들의 몰입도도 한층 높아졌다.


테트리미노를 차례로 없애 상대를 쓰러뜨린다. K.O. 배지가 많아질수록 공격력이 상승한다. 상대의 공격을 되받아지는 카운터 등 익숙한 듯 참신한 재미가 가득하다. ⓒ 닌텐도


장르 간의 벽이 허물어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플레이어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익숙한 장르라도 새로운 요소가 결합되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기존의 팬층뿐만 아니라 보다 넓은 타깃을 확보할 수도 있다. 또 다양한 장르적 특징이 혼합되면서 게임의 스트리밍 콘텐츠화가 더욱 활발해지고 커뮤니티에서의 공유와 소통이 촉진되는 효과도 있다.

게임이 단순히 하나의 장르적 틀에 갇히지 않고 점점 더 복합적인 형태로 발전해 나가는 지금, 앞으로는 어떤 조합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낼지 기대해 볼 만하다.



현실과 게임의 경계를 넘어서


기술이 발전하면서 게임은 더 이상 가상의 공간에만 머물지 않는다. 과거에는 화면 속에서만 펼쳐지던 게임의 세계가 이제는 현실을 넘나들며 더욱 깊이 있는 경험을 만들어내고 있다.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게임은 사용자가 실제로 게임 속 공간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고개를 돌리면 풍경이 함께 움직이고 손을 뻗으면 사물이 닿을 듯 가까워진다.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게임은 현실 세계 위에 가상의 요소를 덧입힌다. 포켓몬 GO(Pokémon Go, 2016)는 이 기술을 활용해 우리가 걷는 거리 위로 포켓몬을 출현시켰고 마리오 카트 라이브: 홈 서킷(Mario Kart Live: Home Circuit, 2020)은 거실 바닥을 레이싱 트랙으로 변모시켜 현실과 디지털이 하나 되는 경험을 선사했다.


일상적인 공간이 환상의 세계로 변신하는 순간. ⓒ 닌텐도


이렇듯 게임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현실을 닮아가는 게임, 게임을 닮아가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앞으로 어떤 게임을 만들고 어떤 게임을 즐기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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