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은 늦잠이 좋아

by 루카

토요일은 늦잠을 자는 날이다. 그런데도 6시면 눈이 떠진다. 요즘 미라클 모닝이 유행이라는데 미라클 모닝보다 나는 늦잠이 좋다.


아무래도 일찍 자다 보니 일찍 눈이 떠지는 모양이다.


나는 10시면 잠이 든다. 자의든 약발이든, 그즈음에 잔다. 11시 전에 자는 것이 우울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말에 내가 하는 노력 중 하나이다.


일찍 일어나서 하는 일은 별로 없다. 그냥 창밖에 뜬 햇빛을 보고 음료나 물을 마시고 아침 약을 먹는다. 아침의 시작이다. 나는 하루의 시작과 끝을 약으로 한다. 그렇다면 주말의 늦잠은? 6시에 일어나서 약을 먹고 다시 잠든다. 나의 늦잠은 그렇다.


일어났다 잔다고 늦잠을 자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뭐, 그런 거고.


그러고 보면 사람은 참 단순한 것 같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 아픈 사람일수록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보길 권한다. 정말 삶의 질이 조금 달라진다.


나도 아프기 전에는, 아니 지금도 올빼미적 습관이 남아 있어서 밤에 더 활발해지고 정신이 또렷해진다. 지금처럼 일찍 졸리고 아침에 정신이 맑아지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습관이 되기까지 몇 년이나 걸렸다. 그 작은 습관 하나 바꾸는데 몇 년이라니. 시도 안 해도 좋겠지만 내가 경험한 바로는 확실히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편이 좋다.


밤에 늦게 자는 게 좋을 때도 있었다. 밤에 글이 더 잘 써지고 공부가 더 잘되고. 고즈넉한 그 분위기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그건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아프다 보니 그 패턴마저 바꿔야 했고 지금은 또 다른 양식으로 살고 있다. 물론 밤에 늦게 잘 때는 종일 피곤하다가 오후 5시나 되어서 정신이 차려졌고 그런 생활의 반복이었지만 지금은 8시에 졸리기 시작해서 6시에 눈이 떠지는 바른생활을 하게 되었다. 이런 내가 좀 어색하기도 하다.


어쨌든 오늘도 나는 일찍 일어나서 약을 먹고 늦잠이란 것을 이루기 위해 다시 자다가 9시나 되어서 일어났다. 평소보다 머리가 더 맑다. 잠을 오래 자서 인가보다. 우리 집의 주말 아침은 모두 늦잠을 자고 나서 브런치로 시작한다. 가족들의 이런 협조도 나는 고맙다. 만약에 일찍 일어나서 배고픔에 주리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또 그걸 챙겨야겠다는 생각에 일어날 텐데 다행히도 다들 패턴이 비슷하다. 감사한 일이다.


이른 점심을 먹고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도 탈 없는 하루가 되길 조금 더 또렷한 정신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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