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결혼식에 다녀왔다. 야외 결혼식이라는 거 처음이라서 신기했다. 그런데 코로나에 모여도 되는 것인가? 일단 조심스러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사진까지 찍고 나와야 하는 일이라 다녀왔다. 사람이 없을 줄 알았던 결혼식장이 꽉 차는 걸 보면서 나도 일원이지만 다들 갈 곳이 있으면 가는구나 싶었다.
코로나 이후 집에만 있어서 코로나 블루를 겪는 사람도 있다는데.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또 나가는 이들의 심정이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어서. 나처럼 아픈 사람들은 특히나 산책이라도 해줘야 하니까. 뭐 이런저런 핑계를 대본다.
어제는 날이 흐리더니 오늘은 날이 맑다. 어제는 커피를 두 잔이나 마셨다. 카페인에 의지하는 것이다. 그래도 사람이 많은 곳은 익숙해지지 않아서 긴장하고 있었다. 사람이 많은 곳에 있으면 어쩐지 대중에 위축되어버린다. 나는 내성적이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것을 싫어한다. 괜히 피곤하고 기운이 없어진다. 사람들 모이는 곳에서 오히려 피곤한 사람과 기운이 나는 사람이 있다는데 나는 기운이 없어지는 사람이다.
어쨌든 그럼에도 어제의 결혼식장은 무사히 얼굴도장 찍고 왔다.
오늘은 아직 집에 있지만 보이는 풍경에 나무들이 흔들리는 것으로 보아 바람이 많이 부는 거 같다. 날씨 좀 괜찮으면 산책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힘들 거 같다. 바람도 적당히 부는 게 좋지 많이 부는 것은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니다. 뭐든 적당한 게 좋다. 사람이든 바람이든.
정해진 일과가 없으니 하루가 늘어진다. 그래도 좋다. 일주일에 하루 이틀은 좀 늘어져도 괜찮지 뭐. 그렇게 편하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다. 실은 나는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사람이다. 계속해서 공부를 하거나 일거리를 찾아 헤매는 사람인데 요즘은 되도록 쉬는 시간을 갖으려고 노력한다.
사람에게 노동이 중요한 만큼 쉬는 것도 중요하다.
다른 사람들도 무슨 일을 할 때 좀 쉬면서 하는 습관을 들였으면 좋겠다. 나는 아직도 나만의 쉬는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쉬는 게 쉬는 거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나한테는 그게 쉽지 않다. 1분만 가만히 있어도 내가 뭐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한다. 쉬는 방법을 찾는 일은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늘어지게 있는 지금 나는 약간 편하고 약간 불편하다. 물론 지금은 글을 쓰고 있어서 좀 낫지만 글을 다 쓰고 나면 또 공허할 것이다. 그 시간을 나에게 선물해주고 싶다. 공허함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즐길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