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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주 박사 Apr 08. 2020

(북리뷰) 조직문화 통찰

조직문화는 내게도 중요한 관심 주제 분야라서 이 책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었다. 마침 얼마 전에 포럼 행사에서 저자인 김성준 대표를 만났을 때 저자친필로 한 권을 받게 되어 무척 반갑고 고마웠다.

우선 이 책의 목차적인 내용에 대한 소감은 굳이 쓸 필요가 없는 것 같다. 그만큼 조직문화의 '개념과 실제' 전반에 대해 보기 드물게 근본적이면서도 명확하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잘 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응용사회과학인 경영학 분야에서 "좋은 책"을 쓴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좋은 책"의 기본과 모범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주었다고 평하고 싶다.


우리는 어떤 개념에 대해 알고 있지만 이를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는 어려운 경험을 간혹 한다. 반대로 어떨 때는, 나는 어떤 개념을 전혀 또는 거의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에 관련된 글이나 책을 보면, 나도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었네? 라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런 현상을 느끼는 것은, 내가 알고 있는 개념(이론)과 내가 겪고 있는 현실 간의 간극(gap)이 있기 때문이다.


조직문화라는 말은 누구나 부지불식 간에 쉽게 말하게 된다.


"우리 회사의 비전은 좋지만 문화 때문에 안 된다." "사기업과 공기업은 문화가 다르다." "우리 회사는 기존 직원과 최근 입사한 직원 간의 의식과 문화의 차이가 큰 편이다." 등등... 비슷한 의미로 풍토, 분위기라는 말은 더욱 자주 쓴다. "저 친구는 전문성은 뛰어난데 분위기 파악을 못해요"... "사장님 바뀌고나서 조직의 일하는 풍토가 확 달라졌어요. 구관이 명관일까요?" 등등


하지만 조직문화가 뭐에요? 조직 풍토는 또 뭐에요? 분위기는 도대체 뭘까요? 식의 질문을 막상 받으면 대답하기가 간단치가 않다. 아마도 대다수 사람들이 시원스럽게 대답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도 가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당황을 하니까... ^^


그리고, 보이는 게 문화인가요? 보이지 않는 것이 문화인가요? 문화는 어디서 비롯되나요? 어떻게 관찰하고 측정할 수 있나요? 문화는 어떤 식으로 표방하고 구체화할 수 있나요? 또한 어떤 방법으로 조직문화의 현상을 진단하고 변화를 가할 수 있나요? 등등의 실무적, 현실적 질문으로 내려가면 더욱 손에 잡히지 않기 십상이다.


"조직문화 통찰"을 읽어야 하는 이유, 이 책을 읽으면 좋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모호하거나 습관적으로 말하는 조직문화 개념들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기초공사에 해당한다. 기초가 강한 건물은 반석 위에 든든히 서게 된다. 반면에 아무리 기초가 강해도 건물을 짓지 않으면 나대지가 되는 것이다.


개념을 이해한다는 것은 정의(definition)를 읽고 외우는 것만으로는 너무도 불충분하다.


개념의 본질을 알려면 유사 개념들과의 차이점을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그 개념이 적용된 실제 예시와 사례를 통해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개념으로서 알아야 한다. 나아가 역사적 유래, 배경 이야기까지 알고 단순한 적용에서 창의적 응용의 방향까지 생각해본다면 책을 통해 학습할 수 있는 최대치에 이르게 된다.


"조직문화 통찰"은 이러한 도서(책)의 가치가 어떻게 쓰여지고 활자와 지면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를 뚜렷하게 잘 보여준 책이다.


이 책은 내가 볼 때 최소한 10년 이상 꾸준히 읽어 온 경영학(조직학) 분야의 수많은 전문 서적과 논문들, 다른 전공 분야(심리학, 문화인류학)의 자료들이 창의적으로 소화된 산물이다.


또한, 이런 문헌적 고찰 이상으로, 저자가 오랜 기간 동안 기업에 재직하면서 내부에서 적용하며 얻은 경험과 노하우가 흠뻑 느껴진다. 그리고 다른 기업들, 분야들에서 종사하는 사람들과 왕성한 대화와 교류의 흔적도 물씬 느껴진다.


"좋은 책"을 써서 출간하는 것은 일종의 사회 기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저자가 오랜 세월 고민하고 곱씹으며 소화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땀과 마음을 쏟으면서 얻은 소중한 지식과 경험의 자산을 담아 내는 책이 진정 "좋은 책"이다.


이에 비해 이런 "좋은 책" 한 권에 매겨진 화폐적 가치는 턱없이 저렴한 것이다. 그나마 많은 독자들이 사주고 읽어 주고 그 가치를 인정해 줄 때 저자의 값을 매길 수 없는 노력과 시간, 독자와 사회에 대한 헌신과 사랑에 대한 보답이 될 것 같다.


이번 책이 『조직문화, 통찰편』이었다면,
다음 번 책은 『조직문화, 변화편』이 되지 않을까 싶다. �


무엇보다도 저자께서 건강에 건강을 더해서 좋은 작품 계속 많이 쓰시실 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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