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박사의 알기쉬운 성과 관리와 코칭
경영에서 목표를 표현하는 영어 단어에는 Goal과 Objective가 있다. 대체로 전자는 수치목표(정량목표)에 초점이 있고, 후자는 '수치목표(정량목표) + 알파(정성목표)'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리 간단한 얘기는 아니다. 목표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야 성과관리의 기초가 탄탄해진다.
Goal은 물리학자요 경영이론가인 엘리야후 골드렛의 명저 '더 골(The Goal, 1984)'에서 체계화되었다. 그에게 목표(Goal)란 도달해야 할 최적의 수치화된 상태를 의미한다.
그는 수리물리학을 생산과 운영 활동에 적용해 전체 시스템의 효율성을 가장 저해하는 제약요건을 찾아내어 지속적으로 개선해갈 때 전체 시스템의 효율 수치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제약이론(Theory of Constraints)을 제시했다.
Objective는 경영학의 아버지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피터 드러커가, 역대급 명저 '경영의 실제(The Practice of Management, 1954)'에서 가장 먼저 체계적으로 제시했다.
그에게 목표(Objective)란 고객을 위해 창출하고 도달해야 할 실제적 상태를 의미한다. 특히, 경영자와 구성원이 목표에 동의하고 목표에 대한 이해의 차이를 최소화하는 과정에 방점이 있다.
드러커나 골드렛이 제시했던 목표 개념의 장점을 결합해 오늘날 경영에서 어떻게 재해석하고 더욱 개선된 형태로 적용해갈지 생각해 보자.
목표란 고객, 수요자가 기대하고 원하는 결과물인 성과의 기준을 객관적이고 가시적인 형태로 표현해 놓은 것이다.
흔히 조직에서 부여한 목표를 ‘무엇을 언제까지 완료하라’는 지시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실행하는 과제 자체를 목표로 생각하는 경우다. 달성해야 할 수치목표나 숫자 자체를 목표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고 언제까지 달성할지 즉 일정을 목표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목표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제시된다. '지향적 목표(goal)'는 상위 조직이나 리더가 현재를 기준으로 미래의 지향점이나 방향을 제시하는 경우다.
즉, 일의 방향은 제시하지만 일을 통해 얻어야 할 성과물의 세부내역을 제시하지는 않는 목표의 형태다. 따라서 지향적 목표만으로 일을 실행하게 되면 참여하는 사람마다 해석의 차이가 있게 되고 소통과 협업도 그만큼 어려워진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상태적 목표가 필요해진다.
'상태적 목표(objective)'란 수요자가 원하는 미래의 결과물이 이루어진 상태를 표현한 것이다. 마치 성과가 최종적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표현한 목표가 상태적 목표다.
상태적 목표는 건물을 지을 때 마치 그 건물이 지어진 상태를 미리 그려보는 것과 유사하다. 이런 의미로 상태적 목표를 ‘성과목표조감도’라고도 부르는 것이다.
조감도 형태의 성과목표가 설정되면 그것을 실행하는 과정에서도 그 성과목표에 기준을 두고 일을 해나갈 수 있다. 그래서 잘 설정된 성과목표는 마치 의사결정자와 같은 역할을 해주게 되는 것이다.
상위조직 입장에서 상태적으로 목표를 그려서 부여한다고 해도 하위조직 입장에서는 지향적 목표일 수 있다.
예컨대, 공장장이 ‘신규 설비 도입’이라는 과제를 5개 설비팀장들에게 나누어 부여하면서 5개 설비별 성능 사양과 비용 범위까지 명시하였다고 치자.
설비팀장들 입장에서는 이는 지향적 목표의 수준에 불과할 수 있다. 설비팀장들은 각 설비에 대해 더욱 구체적인 세부 내역을 명시해야 상태적 목표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상위조직과 하위조직 간에는 성과의 정의와 상태에 대한 시각의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어떤 경우에도 지향적 목표가 상위조직에서 부여되면 그것을 실행자 입장에서 상태적 목표로 더욱 구체화해야 하는 것이다.
지향적 목표와 상태적 목표는 상대적인 개념이자 상호보완적인 개념이다.
피터 드러커가 말한 MBO(management by objectives)는 조직 전체에서 개개인까지 이르는 통합적이고 영감이 넘치는 개념이었다. 그러나 훗날 그리고 오늘날 MBO는 본래 개념에서 축소되어 개인평가(인사/업적 평가)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드러커의 신봉자로 알려진 Intel 설립자 Andrew Grove 회장은 원래 MBO 개념에 충실해야 한다면서 MBO에 충실한 실무적 도구로 OKR을 응용하였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급속히 확산되었다.
하지만 그로브가 생각한 본래의 OKR이라기보다는, KPI(수치목표)를 벗어나는 데 방점을 두거나 과정관리를 모호하게 강조하는 경향은 극복해가야 할 과제이다.
특히, O(Objective)를 업무목적이나 정성적 목표, KR(Key Result)는 수치목표나 정량목표로 대입하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원래의 MBO도, 여전히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인 BSC/KPI도 아닌 애매한, 적용자에 따라 편차가 큰 방법으로 적용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한편, 목표는 목적(purpose)과 구분될 필요가 있다.
목적은 기업(조직)이 해야 하는 궁극적 과업(미션)과 기업이 중장기적으로 이루고 싶은 모습(비전)을 통해 제시하기 어려운 중간 지대를 커버한다. 우리말로 하면 일의 명분(why), 의미(meaning)에 가까운 의미다.
목적이란, 목표를 통해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 우리가 일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개념이 목적이다. 목적의 개념도 피터 드러커가 '경영의 실제에서' 선구적으로 제시했다.
요즘 이 개념을 잘 현대화해서 응용하고 있는 사람은 사이먼 시넥이라고 본다. 자세한 내용은 그의 기록적 베스트 셀러 "Start with Why(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2011)"를 참조하면 좋다.
2024. 김현주(Hyun-Joo Kim, Ph.D.).
성과와역량연구소 대표 / 경영학박사
필자 저술 참조도서: 「PXR 성과관리 실전노트, 류랑도 · 김현주,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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