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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주 소장 Jan 12. 2024

인사평가 시즌 마다 돌아오는 공정성 이슈

김현주 박사의 알기쉬운 성과 관리와 코칭

"좋은 이론만큼 현실적인 것은 없다(Nothing is as good as a good theory)"라는 명언이 있듯이 공정성 이론은 현실에 그대로 적용해서 효과를 볼 수 있을 만큼 정제된 개념과 실증적 증거를 제공해온 이론이다.


조직내 공정성(organizational justice / fairness)은 경영학에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온 분야다. 공정성에는 절차적(procedural) 공정성, 상호작용(interactional) 공정성, 분배적(distributional)  공정성이 있다. 그동안 많은 검증을 통해 자리잡은 정설은 사람들은 절차에 더욱 큰 비중을 둔다는 것, 아무리 훌륭한 절차도 구성원을 존중하는 관계와 소통이 이루어질 때 실효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 공정성을 성과관리 관점에서 차례대로 해석하면 공정성은 일을 시작할 때에서 시작되고 일을 실행할 때 형성되며 일을 마무리지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이다.


매년 인사평가자를 위한 특강이나 워크숍을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 온다. 대부분의 요청은 최종 인사평가가 있는 연말이나 연초에 집중이 된다.


인사평가 시즌에 평가의 공정성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핵심적인 Skill을 습득하고 적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일정한 한계도 있다.


공정성 이론을 통해 실증된 바와 같이 평가의 공정성은 일의 시작, 과정, 맺음의 세 박자를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먼저, 일을 도출하고 목표를 세우고 달성 전략을 세울 때에 실무자가 먼저 고민하고 리더에게 코칭을 의뢰하면 리더가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피드백하고 컨펌하는 과정이 있어야 공정하다고 느낀다.


상부의 뜻이고 이런 키워드를 말씀하셨다는 근거만으로 어떤 일과 과제를 리더가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방식은 실효성도 없지만 공정한 방법도 아니다. 사실상 모든 것을 다 정해놓은 상태에서 실행자의 의견을 수렴해보는 것도 의사결정과 절차의 공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하위리더나 팀원에게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컨센서스를 이루는 기회를 실제로 제공하면 사람에 따라 반응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도전적인 팀원은 팀장이 제시한 방향보다 더욱 진취적인 기획안을 들고 온다. 안정을 추구하는 실무자는 팀장이 제시한 방향성 하나하나에 대해 왜 그것이 어려운지에 초점을 두어 얘기하며 도전성과는 거리가 먼 목표와 전략을 내어 놓는다.


필자에게 이런 사람들 모두에게 참여의 기회를 주는 것과 주지 않은 것이 양자택일의 문제라면 기회를 주는 것이 더 나으냐고 묻는다면 주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어떤 직원이 도전적으로 접근해서 정당한 과정을 겉쳐 상당한 성과가 나온다면 좋은 평가를 해주면 된다. 또다른 직원이 방어적인 자세로 일관해서 목표를 세우고 실행을 해서 그만큼의 결과물이 나온다면 그에 상응하는 평가를 해주면 된다. 문제는 이렇게 평가를 해주지 않는 데에 있다.


한편으로, 컨센서스 없이 일방적 지시로 일을 시작하기는 쉽지만 그렇게 하면 일을 실행하는 과정이 더욱 리더에게나 팀원에게나 힘들게 다가올 수 있다. 일을 시작하는 것 자체에 대해 공감이 없는 상태에서는 어떤 평가를 받아도 불평과 불만이 있기 마련이다.


일의 시작이 컨센서스 형성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면, 일을 기획된 계획에 따라 연중 실행하며 아웃풋을 산출하는 과정에서도 상하간 좌우간의 적절한 협업과 소통이 적시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의 시작이 잘못되었는데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인간적으로 존중하며 아무리 좋은 정보를 제공해봐야 일정한 한계 속에서 계속 진행될 수 있다.


유의할 점은 '일을 시작한다'는 것이 연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연초는 연간 해야 할 일의 시작점이다. 분기초, 월초, 주초, 일과초는 각 기간에 해야 할 일의 시작점이다.


그래서,.일의 내용이 다른 것이라면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에 그 일이 무엇이며 누구누구가 어떤 역할과 책임을 담당하고 어떤 일정에 따라 마감일에 이를 것인지에 대한 스케치를 갖고 시작해야 한다.


하나의 단위 업무는 시간이라는 연결고리로 이어진다. 여러가지 일을 진행하는 경우에는 여러 개의 시간의 연결고리들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이런 연결고리들이 개개인의 역량이나 조직의 자원capa.)을 넘어서는 경우라면 업무 분담을 조정하거나 시간, 인력, 예산의 조정이 과감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일을 시작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정말 유의해야 하는 것이 역량과 자원의 한계를 무시하는 것이다. 이는 지속가능성이 없고 결국 번아웃이나 무리수가 되면 개인과 조직에 상처를 남기게 된다.


일의 시작과 실행이 잘 이루어지면 맺음은 더욱 쉬워진다. 시작과 실행의 과정에서 공정한 절차와 상호작용이 이루졌기 때문에 평가에 필요한 데이터와 근거를 명확히 확보하기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절차와 상호작용만에 대한 기억만을 믿고 왔다면 수많은 편향(biases)와 오류(errors)에 노출될 수 있다. 우리는 연말에 우리가 연초에 한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연중에 행한 일도 그것이 4월인지 5월인지 혼돈하게 된다.


일을 잘 맺음하려면 일의 시작과 실행 과정에 대한 핵심 내용을 평소에 잘 기록해 두어야 한다. 그 기록들을 연말에 펼쳐 보면 --- 충실한 리더라면 개인차는 있지만 대개 구성원 1인당 연간 A4지로 1~3페이지 정도의 월단위 요약기록을 갖게 됨 --- 일의 전략, 프로세스, 결과물에 대한 리뷰가 한눈에 이루어질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어떤 달에 누가 어떤 일을 어떻게 해서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에 대해 팀원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 해줄 수 있다.


또한 이런 기록이 쌓일수록 팀원 한 사람 한 사람의 특성과 강점, 필요 역량에 대한 진단과 개발 지원이 더욱 정확하게 이루지게 된다. 사실 이런 기록은 개개인에 대한 진심어리 관심과 존중심이 있을 때에만 충실하게 이루어질 수가 있는 것이다.


일의 시작, 실행, 맺음의 삼박자가 갖추어지기 위해서는 회사 차원에서 제도와 시스템, 인프라를 제공해야 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리더들을 종종 본다.


하지만 일의 시작, 실행 맺음은 개인적으로도 잘 이루어질 수도 잘못 이루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비슷한 분야에서 일하는 A팀장이 일하는 방식과 B팀장이 일하는 방식이 전혀 상반되는 경우도 보게 된다.


상위조직이 제도와 시스템과 인프라는 갖추어준다면 더욱 좋다. 하지만 그것이 없기 때문에 우리팀이 그리고 나 스스로가 일의 시작, 실행, 맺음의 삼박자를 늦출 필요는 없는 것이다.


좋은 영향력은 여건이 되어 발휘되는 경우보다 부족한 여건을 극복할 때 더욱 빛을 발하게 되고 서로를 위해 더 나은 상황을 만들어주게 된다.


2024. 김현주(Hyun-Joo Kim, Ph.D).

성과와역량연구소 대표 / 경영학박사

blog.naver.com/lukekim21


관련 참조 서적: 『PXR 성과관리 실전노트, 류랑도·김현주, 2023』,  『Handbook of Organizational Justice, Jeral Greenberg & Jason Colquitt, 2013』


#평가 #공정성 #성과 #역량 #성과관리 #성과코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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