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은 아무나 하나요?]
“사에키 씨, 저와 자지 않겠습니까?”하고 나는 말한다.
“내가 다무라 군의 가설 속에서처럼 다무라 군의 어머니라고 해도?”
p118-119(카프카와 사에키)
“나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누나와 육체관계를 맺는다.”
“나는 무슨 수를 써도 그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고 아버지는 말했어요. 그 예언은 시한폭탄처럼 내 유전자 속에 심어져 있어서, 무슨 짓을 해도 예언을 변경할 수는 없다고 그랬어요.”
p358(카프카)
“어떤 경우에는 운명이라고 하는 것은 끊임없이 진로를 바꿔가는 국지적인 모래폭풍과 비슷하지. 너는 그 폭풍을 피하려고 도망치는 방향을 바꾼다. 그러면 폭풍도 네 도주로에 맞추듯 방향을 바꾸지....(중략).....
그러니까 네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모든 걸 체념하고 그 폭풍 속으로 곧장 걸어 들어가서 모래가 들어가지 않게 눈과 귀를 꽉 틀어막고 한 걸음 한 걸음 빠져나가는 일 뿐이야. 그곳에는 어쩌면 태양도 없고 달도 없고 방향도 없고 어떤 경우에는 제대로 된 시간조차 없어. 거기에는 백골을 분쇄해 놓은 것 같은 하얗고 고운 모래가 하늘 높이 날아다니고 있을 뿐이지.”
p17(프롤로그)
“그리고 물론 너는 실제로 그놈으로부터 빠져나가게 될 거야. 그 맹렬한 모래폭풍으로부터. 형이상학적이고 상징적인 모래폭풍을 뚫고 나가야 하는 거다. 그렇지만 동시에 그놈은 천 개의 면도날처럼 날카롭게 네 생살을 찢게 될 거야.
......(중략)......
그러나 이것 한 가지만은 확실해. 그 폭풍을 빠져나온 너는 폭풍 속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의 네가 아니라는 사실이야. 그래, 그것이 바로 모래 폭풍의 의미인 거야.”
p18-19(프롤로그)
“이윽고 너는 잠이 든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너는 새로운 세계의 일부가 되어 있다.”
p420(까마귀 소년)
나는 꿈꾼다. 그리고 책임진다. 예츠가 말하고 하루키가 옮긴 것처럼.
많은 의미를 지녔을 이 꿈처럼, 비중이 있는 시간이 나에게 덮쳐 올 것이다.
세계의 맨 끝에서도 나와 카프카가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세계의 끝까지 가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 너무나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