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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동이족 역사가 한족 신화에 그대로 남았다

[20가지 기묘한 고급 상식 열전]

by 아메바 라이팅

50여 민족으로 구성된 중국이 18세기 이후 가장 안정화된 정치적 상황을 맞았다. 구미 열강에 이어 일본의 침탈, 국공내전, 소련ㆍ베트남과의 갈등, 국내 문화혁명, 처절한 가난 등으로 삼백여 년을 불안정한 정국 속에 살았다.

가장 강력한 중앙통치체계와 경제적 번영을 이룩한 지금. 중국은 하나의 중국을 완성하기 위해 역사 재평가 공정을 활발히 펼치며 한족 중심의 중화사상과 조공 문화를 현대적 해석으로 확립 중이다.

이미 중국화 되고 중국 영토에 포함된 민족들은 교육과 선전을 통해 반발이 희박하지만 우리나라처럼 독립국으로 영유하는 주변국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신화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상한 점이 있다. 두 세력이 주도권을 뺏기 위해 싸우다 한쪽의 승리로 고착화되었다. 동이계 신들과 화하계 신들이다. 화하계란 황하 상류 쪽, 즉 중원이라 불리는 넓은 땅의 서쪽 척박한 땅을 말한다.


결론적으로 동이계 신들이 중원을 장악하다가 서북의 화하계 신들의 전쟁에 져서 남방과 동북부로 밀려난다.

이후에도 동이계 신들의 수복 전쟁이 벌어지만 끝내 이기지 못하고 공존하다 변방으로 몰락한다.

농사와 불의 신인 염제가 신들의 신으로 다스리던 때 화하계의 천둥의 신 황제가 염제를 몰아내고 신들의 신 자리에 오른다. 이런 황제의 이름을 따서 중원을 통일한 중국의 군주를 황제라 부르게 된 것이다. 즉 황제란 이름을 차용하는 자체가 동이계가 아닌 화하계라는 자부심 때문이다.

염제의 신하 신들인 치우, 형천, 공공, 과보, 풍백, 수이 등은 염제와 함께 황제에게 대항해 수복 전쟁을 벌이지만 패하여 참수되고 만다. 특히 치우는 목과 몸이 분리되어 관우 이전에 전쟁의 신으로 추앙받았다.

동이계 신들은 새와 알에 관련된 이야기로 포장되고 화하계는 늑대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 부여ㆍ고구려ㆍ일본ㆍ가야 등의 설화가 대표적 동이계 신들이 등장한다.


중국 신화에서 이런 신화는 고대 역사를 유추하는 단서가 된다.

요ㆍ순ㆍ하ㆍ은나라가 동이계 국가이고 서방 주나라가 화하계 국가라는 반증이다.

실제 서방 제후국이던 주나라는 무ㆍ문왕때 은나라를 정벌해 제후국이 아닌 황제국이 되고, 이때부터 이전과는 다른 역사적 횡보를 보인다.

주나라 때부터 장자승계 제도와 봉건제도 정착되고 삼묘족을 중원에서 몰아냈다고 자찬한다. 삼묘족은 남쪽으로 내쫓긴 동이계 족속이다. 이러한 신화와 고대사를 대치해보면, 신화적 잔존이 고대 역사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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