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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울 Jan 29. 2020

화살

외계인 잡념이 지구 생활 사진에세이 17

화살처럼 앞만 보고 달리잖아.

화살은 목표물에 꼽히면 끝이야.

화살이 잡은 걸 누가 가져가지?


사냥감을 가지고 가는 건 냥꾼이라고. 

화살은 자기가 잡은 건데 억울하다 생각하며 뽑혀 버려지겠지.


그래서 화살이 되지 말고 사냥꾼이 되는 게 좋아.

내가 화살인지 사냥꾼인지 잘 생각해보라고.


목표를 정하는 건 사냥꾼이야.

앞뒤 좌우 안 보고 정해준 목표만 보며 달리는 건 화살.

또 다른 목표와 계획이 있는 게 사냥꾼이야.

목표 하나만 보는 게 화살.

실패해도 또 다른 화살이 있는 게 사냥꾼이야.

빗나가면 더 이상 쓸모없는 것이 화살.

힘이 들면 쉬다 가는 게 사냥꾼이야. 

힘이 빠질 때까지 달리다 지치면 땅바닥에 그냥 꼬꾸라지는 게 화살. 


화살통에서 네가 몇 번째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숫자를 세기 시작하는 순간 너는 화살이야. 

아무리 사냥꾼이 화려하게 치장해줘도 화살은 화살이야. 

그런 것에 현혹되어 나를 잃고 화살이 되지 말자.


조직에서 나는 시키는 것 외에는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

아니야. 화살로써가 아니라 사냥꾼으로서 받아들이면 돼.

오더에 대한 나만의 이유와 목표를 만들어. 

그러면 조직에서 실패했다고 해도 너는 실패한 게 아니게 되지.

그러면 조직에서 성공했다고 했을 때 너는 사냥꾼으로 인정받은 거야. 


자 다시 화살을 뽑고

진짜 사냥을 해보자. 





#과속하다 보면 시야가 점점 좁아지고, 컨트롤이 어려워서 무서워지지. 

#그러면서도 여기서 그만두면 무너질 거 같아서 계속 과속하게 돼.

#나 스스로 조절이 안된다면 그게 화살이지 뭐야. 

#화살로써는 수단이라 '로써'고 사낭꾼으로서는 자격이라 '로서'가 되는 거야.

#수단이 되고 싶지 않잖아. 자격을 인정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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