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즐(거운) 나(눔)하세요!

비우기 #6. 중고 거래 (나눔) 하기

by 미니크
신상 같은 중고 YES! 중고 같은 중고 NO!


나는 올해 75건 이상의 중고 거래 (나눔)를 진행했다. 기록으로 남기지 않은 물건들이 더 있으니 물건 개수로만 따지면 150개가 훌쩍 넘을 거다.


개인적으로 나는 나눔을 2가지로 정의한다.

'유료 나눔'과 '무료 나눔'.


유료임에도 내가 '판매'라는 단어 대신 '나눔'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판매'라는 단어는 뭔가 이익이 나야되는 느낌인데 난 비싼 물건이 없 중고 시세 대비 저렴하게 판매하며, 투입시간을 고려하면 오히려 손해일 때도 있 때문이다.


나는 나에게 더 이상 '필요 없는 물건'이 하루라도 빨리 '필요 있는 사람'에게 전달되어 그 쓰임을 다하고, 내 공간 여백미를 떠올리며 정성스럽게 나눔글을 올린다. (단, 글 올릴 땐 사람들이 헷갈리지 않도록 유료 나눔은 '판매'로, 무료 나눔은 '나눔'이라 명기)


오늘은 다년간 판매글을 올리며 깨달은 만의 나눔 기술을 소개한다.

※ 상품가치, 지역에 따라 상이할 수 있음


1. 상품 사진 상세하게, 부연설명 간결 명확하게


중고 거래 특성상 물건에 관심 있는 사람은 정상 구매가 아니므로 제품 상태가 가장 궁금한 부분이다. 그래서 해당 글, 정확히는 사진만이 믿을 수 있는 증거다. 반대로 나눔자 입장에서도 물건이 빨리 정리될수록 신경 쓸 일이 줄어드니 제품 정보를 명확히 올리는 게 양 측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나눔자는 물건을 깨끗하게 닦고 제품의 전 / 측 / 후면, 겉 / 안쪽, 그리고 기본 구성품 분해 샷과 사용감 있는 부분까지도 클로즈 샷을 찍고, 제목에는 브랜드명(한글/영문), 제품명 (모델명), 용량 / 사이즈를, 본문엔 제목에 쓴 정보에 추가로 금액 (판매 희망가 / 인터넷 최저가), 할인율, 사용 횟수, 나눔 사유, 거래 위치 / 방법 (직거래, 택배) 등을 명확하고 간결하게 써서 올린다.


이렇게 올려놓으면 나눔자한테 할 질문이 없어서 나눔자도 일일이 설명할 시간을 아끼고 본론인 가격 네고 및 거래라면 언제 어디서 볼지 곧바로 논의할 수 있다.


내가 올렸던 예시다.


이케아(IKEA) 토프판 (TOFTAN) 페달 휴지통 4L

이케아 (IKEA) 토프판 (TOFTAN) 페달 휴지통 판매합니다.
- 가격 : 10,000원
- 크기 : 폭 23 (지름 19) x 높이 27cm
- 용량 : 4L
- 이케아 욕실용품 TOFTAN 시리즈 중 하나임
- 사놓고 사용하질 않아 흠집 / 오염 없음
- 인터넷 최저가 2만 원 이상으로 반값 할인 (배송비 포함)

직거래는 xx역, 택배는 xx원 추가 시 가능합니다.

(정 / 측 / 후 / 바닥 / 위쪽면, 구성품 분해 샷 생략)



2. 처음 연락 오는 자 무조건 공략하기


기본적으로 누구나 고보단 신상을 좋아 것이다. 물건 값을 조금이라도 더 받고 싶다면 내 보유기간이 더 길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나눔자는 물건을 빨리 없애는 게 좋은지 아니면 조금이라도 값을 더 받길 원하는지 선택해야 한다. (경험상 둘 다 가질 순 없는 거 같은데 내 물건 단가가 낮은 편이라 다시 연락 오지 않을 확률이 더 높은 걸 순 있다.)

그래도 나눔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연락이 처음 연락 온 분께 최대한 넘기는 게 내 공간의 여백의 미를 찾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3. 내가 아닌 남이 생각하는 적정 가격 설정하기


사실 나눔을 할 때 시작부터 무조건 돈을 남길 생각을 안 하는 게 좋은 거 같다.

나눔 하고픈 물건이 있다면 모델명, 물건 종류, 비슷한 키워드로 검색해서 중고 시세를 파악하고 가격을 정하면 된다. 나는 집안 여백의 미를 찾고, 잡다한 일에 신경을 덜 쓰기 위해 중고 시세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내놓는다. 무작정 '내가 생각한 중고가'를 올리는 것보단 시세를 파악한 적정한 가격으로 올리는 게 시일이 걸릴지라도 나 또한 밑지는 기분 없이 즐겁게 나눔 하는 유용한 방법이다. 안타깝지만 중고 시세는 항상 내가 원하는 가격을 못 미친다.


4. 택배보단 직거래 이용하기


물건(심지어 중고)을 샀는데 깨지는 등 배송 하자가 있으면 매우 속상하다. 그래서 나는 택배 거래 시 포장에 각별한 공을 들이는데 중고 물건 문제가 원래 제품 박스가 없어서 적정한 포장 재료를 따로 찾고, 포장까지 잘해서 그걸 들고 편의점에 가야 된다는 것이다. (배송비도 무게에 따라 금액이 다른데 나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의점 택배를 이용하며 미리 온라인 예약하면 200원 할인이 되니 이득이다. 편의점 도착 후 온라인 예약해도 된다!)

그러다 보니 평상시에 포장재를 비축해 놓고 요긴하게 사용하나 택배 거래는 시간 대비 효율이 많이 떨어진다. (한 번은 몇 천 원짜리를 나눔 하는데 약속한 발송 일자에 못 줄까 봐 야근으로 지친 몸으로 이틀간 적정한 크기의 박스를 찾으러 동네를 돌아다니고 포장을 한 후 편의점 택배를 보냈더니 진이 다 빠졌었다.)

그래서 예전엔 네이버 '중고나라'를 이용했으나 요즘은 온라인 동네 중고장터로 유용한 '당근 마켓'까지 이용한다. 동네 거래다 보니 연락이 더 잘 오고 서로 물건을 확인 후에 안전하게 거래 가능하니 진짜 좋다.

단, 직거래는 거주지가 노출되는 단점이 있을 순 있으니 집 앞이 아닌 사람들이 번화한 곳 (집 근처 역 앞, 주민센터 등)에서 거래하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직거래로 상대방과 약속시간을 정할 때 변동사항이 있다면 약속 시간 30분 전에는 미리 알려달라고 처음부터 얘기해 놓는다. 아무 얘기도 안 했다가 약속 시간에 허탕을 치거나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보다 훨씬 낫.



모든 나눔의 기본은 나도 '쓸 수 있지만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내놓는 것이다. 나한테 '지저분해서 못 쓰는' 것은 내가 처리해야한다. (애매한 경우 처음부터 글에 명확하게 언급하고 아예 연락도 안 오면 직접 처리하면 된다.)


사람들은 '신상 같은 중고'를 원하지 '중고 같은 중고'를 원하지 않는다.


나눔(특히 무료)할 때 물건을 받아가는 사람들의 즐거운 표정을 보면 나까지 기분이 좋다. 나도 처음에는 돈을 조금이라도 남기려고 노력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특히 단가가 원래 낮은 중고들은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쓰임이 다해지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라 생각하고 욕심을 버리게 되었다. (요즘은 마스크 써서 표정이 잘 안 보이는게 살짝 아쉽다.)


오늘도 즐겁게 나눔 하면서,

집안의 여백을 찾고,

자원도 순환시키면,

덤으로 사람들의 기뻐하는 모습까지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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