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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누나 Sep 30. 2019

04_정성 좀 들였던데?

밤밥&감자 베이컨 말이&스크램블


추석선물로 회사에서 받은 트러플 오일이랑 파우더를 가져온 동생.

오, 포도씨유도 아니고 햄도 아니고 트러플이라니,

너네 회사 센스 좀 있다?


선물 받은 건 바로 써봐야 좋은 거야,

해서 이번 도시락 메뉴에 바로 써먹어본 송로버섯 가루.

아빠가 한 상자 주문해놔서 굴러다니는 수미감자,

포슬포슬하게 찐 감자 3개에

약한 불에 오래 볶아 달달해진 양파에 으깨면서 버섯 가루를 조금 넣어 뭉쳐주었다.

뚜껑만 열어도 온 주방에 진동하는 트러플 향기라니!

갑자기 들어온 엄마가 깜짝 놀라시며 “웬 가스 냄새가 나지??”

이 비싼 냄새를 가스 냄새라니 엄마.....


아무튼 한 김 식힌 감자 덩이를 조그맣게 쪼물쪼물 빚어서

 목살 베이컨으로 돌돌돌 감아 잘 냉장해두었다가 아침에 살짝 굽기만 하니 빠르게 준비할 수 있었으니,

도시락도 싸다 보니 요령이 생기는구나.

 통밤 넣고 지은 밥이랑 살포시.

버터에 휘리릭 스크램블 에그를 곁들이고,

짭조름한 가지장아찌, 토마토는 그냥.. 알지, 색감이 또 중요하잖아.

알록달록 나름의 발전을 해가는 도시락,이라고 자부하겠다


유기농 어린 채소로 장식해주니 있어 보이는 것 같고

골드키위랑 싱싱한 포도 조금,

그리고 러시아 국민 초콜릿이라는 아기 초콜릿, 사다 놓고 잊어버리고 있다가 발견해서 몇 알 넣어줬다.


“오늘 도시락 정성 쫌 들였던데? 간도 딱이었어.”


쫌,

이라니 인마,

전날부터 준비한 거라고.


근데 삐져나오는 뿌듯한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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