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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누나 Oct 05. 2019

05_이모, 김밥 맛있더라~?!

아이를 위한 계란말이밥& 어른을 위한 매운어묵김밥, 통소시지김밥

동생을 위한 도시락데이가 아닌 지난주 목요일,

사랑둥이 네 살 조카가 소풍을 간다고 하니 이모가 처음으로 소풍도시락을 싸주기로 약속했다.

언니는 앞에 분식점에서 사면 된다고 했지만, 그렇게 말하니 더 싸줘야겠잖아..


여느 형제자매가 안 그렇겠냐마는ㅡ언니와 나, 남동생만 봐도 그렇지만ㅡ

두 살 터울의 조카 둘은 성향이 정말 다르다.

둘 다 남자아이 특유의 넘치는 에너지는 똑같은데, 둘째는 특히나 애교가 철철 넘친다. 첫째는 잘 삐치기는 해도 속정이 깊다.

그 다름은 타고나는 게 더 클지, 아니면 첫째와 둘째로 자라는 데서 많이 오는것일지, 아니면 다른 요인일지 궁금하다. 사실 우리 삼남매를 보면서 항상 궁금했어서 성격, 성향에 관한 책을 많이 보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특히나 조카들처럼 태어났을 때부터의 성장을 보고 있으면, 볼수록 더 궁금해지고 신기하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그 다름을 받아들이느라 얼마나 갈팡질팡할지, 아이 없는 나는 가늠도 안 된다.


이모로서 해 줄 수 있는 도시락이라도 싸주고자 조금 일찍,

일어나보는거다.




귀여운 도시락 싸는 건 되게 어렵구나,, 상상했던 모양처럼 안 나와 속상.


싸는 김에 엄마아빠, 언니형부도 다 드시게 넉넉히 이것저것 말았다.

전날 미리 볶아놓은 매운어묵이랑 당근 넣고 슬라이스 치즈도 넣고~

뭐든 들어갈 수 있는 게 김밥의 매력이니까 말이다.

사실상 네 살 아이가 먹을 수 있도록 만든건 요 계란말이밥.

잘게 다진 당근, 브로콜리, 단무지, 햄을 볶아서 마요네즈와 깨소금 살짝 갓 지은 쌀밥에 살살 섞은 걸

작은 지단 하나씩 부쳐 휘리릭 말아주기. 보기보다 손이 많이 가지만 몇 개 하다보면 점점 빨라지는 손기술.

매운 거 못 먹는 언니를 위해서는 아이용 볶음밥에 소시지 통으로 넣고 지단으로 말았다.

토끼모양 스마일모양 예쁜 김밥 많든데 아침에 하려니 그럴 시간이 없더라..

아쉽지만 요 정도로 마무리하고 얼른 배달~(배달은 엄마아빠 몫...손주사랑도 끝없어라)



저녁에 조카 둘이랑 영상통화,

"김밥 잘 먹었어?"

조카 왈

"어, 이모~~ 김밥 맛있더라?!"(조금 의외라는 목소리인거 내 기분탓?)

"어어, 그래 고맙..."



내가 소풍을 가는 것도 아닌데 조금 들뜨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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