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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누나 Sep 28. 2019

03_만만한 메뉴라고 생각하면 오산

베이컨 김치볶음밥&모둠전

"우리 누나 김치볶음밥 잘해요"


동생 취업 전, 같이 공부하던 스터디원들에게 얘기한 적 있었더랬다.

분식집에서 김치볶음밥을 먹던 타이밍.

돌아온 리액션은

 "아..~"

일종의, '김치볶음밥 누구나 하는 거 아닌가'를 담은듯한 반응이었다고.

당황한 동생.

"아니 그냥 하는 말 아니고, 김치볶음밥인데 김치볶음밥이 아니야. 맛을 설명 못하겠다"


자랑하려던 서론은 아니었는데 아무튼 우리 집에서 내 특기는 김치볶음밥이 되었다.

특별한 비법이 있는 건 아니고, 여러 번-수십 번-해본 결과 나름의 노하우를 터득한 게 맞다.

첫 번째 도시락 중 상해버린 '율란'의 실수를 만회코자 고민하던 내게 동생이 김치볶음밥이면 된다고.


일단은 밥이 중요하다.

모두 알겠지만, 볶음밥용은 찰기가 많으면 안 되거늘! 30분 이상 쌀을 불리지 않고 물은 조금 적게.

두 번째는 어떤 김치도 괜찮은데(겉절이만 아니면) 밥 짓는 동안 1 티스푼 설탕을 뿌려놓기. 신맛은 잡고 단맛은 끌어올린다.

마지막으로는 특제소스. 

고추장, 간장, 김칫국물, 굴소스, 케첩, 생강 마늘가루, 올리고당, 참기름 그리고 가능하다면 강황가루도 조금.

김치볶음밥에 이렇게나 많이 들어간다고?

감히 말하건대,  김치만 볶는 걸로는 '김치 섞은 밥'일 뿐.

아참, '프렌치 터치'가 한식에서도 통하더라.

 1인분 당 1 티스푼 정도의 버터를 마지막에 섞어주면 풍미가 다르다.

(재료는 김치, 양파, 베이컨이 전부다)

반숙의 달걀 프라이가 딱인데 도시락에는 담기 어려워서 삶은 달걀.

취향에 따라 김가루나 치즈를.

노른자 톡 터뜨려 먹는 게 가장 좋다.

끝나지 않은 추석 먹거리 잔여 음식 처리. 각종 전

김치볶음밥 먹는다고 언니 부부도 찾아오셨다.

나처럼 노른자 톡 좋아하시는 형부를 위한 한 그릇.

한 달 정도 되었더니 완전히 익은 내가 담근 나박김치랑 내 드렸다.

형부 왈, "처제, 백종원 포스 난다"


간단한 요리도 언제나 특별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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