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꽃으로 태어났어 >
마침내 왔습니다.
4월, 벚꽃의 계절이..:)
하룻밤 사이 팝콘 터지듯 활짝 핀 벚꽃에
넋을 놓게 되는 요즈음입니다.
싹이 돋아나고,
꽃대가 올라오고,
꽃망울이 터지는 봄의 기쁨들~
그래서 오늘은
가장 아름다운 이 계절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책 한 권 소개합니다.
< 나, 꽃으로 태어났어 > 엠마 줄리아니 / 비룡소
“나, 꽃으로 태어났어요.”
표지를 보니 노오란 달빛으로 환해진 세상,
그 아래 검정 잎사귀를 가진 빨간 꽃이 피었네요.
그 옆 미처 피지 못한 채 하늘거리는 가는 줄기 위에
무당 벌레가 종종 걸음으로
올라가고 있는 모습도 눈길을 끕니다.
장면마다 숨은 그림 찾기처럼
작고 귀여운 무당 벌레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를 주지요 :)
표지 부터 책 끝까지 배경은 흑백이에요.
배경과는 상반되는 화려한 색의 종이 꽃들이
수줍게 고이 접혀 있습니다.
접힌 꽃들을 조심스레 열어보니
화사하면서도 쨍한 꽃들이
서로 뽐내며 활짝 드러내지요.
그 모습이 꼭 “나, 꽃으로 태어났어요” 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따스한 햇살을 받고
따듯한 기운을 나누며 살아가요.
알록달록 꽃들과 어우러지면
더욱 아름답게 빛나지요.”
“난 사람들을 가깝게 이어 주고
사랑을 전해 주기도 해요.”
가녀린 꽃 한 송이로 태어나
다른 꽃들과 어우러지며 더욱 아름답게 빛이 나는 꽃.
사람 사이를 가깝게 이어주고 사랑을 전하며
아이들의 머리를 예쁘게 꾸며 주고
마음을 흥겹게 해 주지요.
마지막 죽음의 순간에도
꽃은 함께 하며 마무리 됩니다 :)
친정에 오랫동안 키우던 행운목이 있었어요.
행운목은 세월이 흘러도 꽃 한번 피우기 어렵다는데
어느 날 하얀 꽃들이 행운목에 몽글몽글 피어올라
놀라웠지요.
계절 꽃들은 때가 되면 저절로 피어오르지만
행운목의 꽃은 언제 피울지 예측도 못 할 뿐더러
강렬한 향으로 세상을 물들여 “ 나, 여기 있어!” 라고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던 행운목의 꽃.
우리에게도 각자만의 피어오르는 때와
고유의 향이 있습니다.
누군가 는 뛰어난 재능으로 빠르게 결과물을 내놓아
남들보다 빨리
인생의 전성기에 도달하는 사람도 있지만
누군가 는 어떤 가능성으로 천천히 성장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사람도 있는 법.
저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 보다
고유함과 특별함이 담긴 꽃을 더욱 좋아해요.
사람도 꽃과 같기에
어떤 가능성으로 천천히 성장하지만
자신의 고유성을 잃지 않고
세상을 향해 향기를 고요히 뿜어내는
꽃과 같은 삶을 살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그림책 속 꽃처럼
가늘고 연약한 꽃으로 세상에 태어난 우리들이지만
관계 속에서, 삶 속에서
각자의 고유성을 가진 존재의 아름다움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빛나게 하는 삶을 산다면
참 좋겠습니다.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보니
봄은 벚꽃과 함께 눈부신 절정에 다다르고 있네요.
가장 어여쁜 날들이 많은 4월.
자연은 이 계절에 최선을 다 하며
세상을 이겨내고 있는 듯 합니다.
바로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도
‘꽃 중에 꽃’이니
너무 빨리 사그러 지지 않기를,
이왕이면 내내 생생하기를,
그래서 어여쁘기를,
당신의 고유함과 특별함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이겨내기를,
언제나 가슴 깊이 응원합니다.
그리하여 내내 평안하기를,
행복하기를 바라면서..
"여러분은 어떤 꽃으로
태어나고 싶으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