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을.
추위를 내뱉고
온기가 식어버린 너의 잔에
나의 눈물을 채워줄게
잊을 수 있다면
잃어버린 기억의 파편에 찔린
선혈의 시간들을
닫혀진 푸른 대문
녹슨 검붉은 손잡이를 열고
삐걱거리며 안을 들여다 본 다 해도
너의 세상이
또 나의 세월이
변하지 않았다면
다시 사랑을 말 할 수 있겠니
나로 해서 웃었던
너를 묻었으니
너로 해서 울었던
나를 묻어줘
변하지 않았어
목소리, 그 다정한 목소리
그 하얗던 너의 웃음
쏟아지는 눈에
형체가 없어진 나무처럼
그저 슬픔에 덮여 있을뿐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을,
그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