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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라 Nov 08. 2020

나의 시, 나의 사랑, 나의 결별

나의 집


나의 집 


당신과 걷는다 

바스락 거리는 낙엽을 밟고 

또, 바다가 보이는 높고 좁은 골목길을 걷는다 


손을 잡기도 하고, 

때로는 당신의 손이 나의 어깨를 감싸 안기도 하며


나는 걷는다

추운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1분이라도, 빨리 당신을 만나기 위해 뛰듯 당신의 집까지 가는 골목길을 걷는다


먼 곳에서 당신을 보며 걷는다 

당신을 만나, 또 다시 함께 걷는다 

익숙한 곳들로 

또 알 수 없는 길들로 

함께 그렇게 걷는다 


걸어도 걸어도,

닿을 수 없는 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넓고, 또 그만큼 빨리 팽창하고 있는 우주 

그 어느 구석, 작은 별


달이 눈을 감는 날에는 

수줍게 빛나던 그 눈동자 같던 별 


걸어도, 걸어도 

결코 간극은 좁아지지 않는다 


당신은 나의 집이 아니다. 

애달픈 노래를 불러본다

목이 잠기고 

가느다란 하얀 손가락은 차가워진다


슬픔이 얼굴을 가리는 날들에 

그 길을 걷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에게 묻는다

사랑이다

그러나, 당신은 나의 집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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