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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라 Aug 28. 2020

나의 시, 나의 사랑, 나의 결별

길고양이의 겨울에 대하여 


잔뜩 가라앉은 찬 공기를 맞으며

너에게 손을 내민다

늘 사람이 두려운 너는

차가운 길에서 생명을 이어가려 

매일을 분투하는데

나는 모든 것이 풍족한 나는

삶의 덧없음에 대해 쉽게 내뱉는다

그것이 진심이라 위무하면서

그것이 나만의 고통이라고 호소를 하며 


옷을 계속 껴입어도 바람은 차기만 하고 

너는 짧은 털로 혹독한 겨울을

또, 사람들의 발길질을 

대견하게도 이겨내고 있다 


너를 보며

존재의 당위와 살아내야만 하는 시간들에 대해 

생각했다

오늘 또 너의 작고 예븐 발바닥을 스쳐갓을 

차가운 콘크리트 길을 생각하며 

죽음에의 달콤한 유혹과 

삶의 본질을 사유코자하는 모자란 나의 허영을 

떨쳐 낼 수 있었다.


너는 사랑이다

존재함으로 존재하며

태어났음으로 결연하며

불편부당한 모든 진실속에서 투쟁하는

삶을 위한 삶을 사는

길 위의 철학이며 내 연민의 종착지이다.


바람이 차가운데, 눈이 많이 온다는데, 

살아남아 지켜주길

나를, 나의 위악의 시간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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