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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Chive Jan 21. 2024

가장 무서운 것은 방심

초심을 찾는데 도움이 될 도구들

    스키, 수영, 자전거 타기... 내가 좋아하는 운동들이다. 이 운동들의 공통점은 한번 배우면 몸이 기억해서 따로 다시 배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오랜만에 하면 예전 기량으로 돌아가기까지 감을 되찾는 노력을 해야하지만, 어쨌든 아예 백지가 되는 일은 없다. 사실 모든 것이 그렇다. 하다못해 공부도 안 하면 다 까먹는다지만, 한번 공부를 했던 분야는 다시 시작하면 어느 선까지는 그래도 기억이 나기 마련이다.


   이 10주를 지나고, 이제 마지막 연재로 달려가는 과정에서 느꼈던 것은 꽤나 단순명료했다. 세상 어느 일이든 다 그렇지만, 특히 이 디지털 디톡스만큼은 정말 잠시라도 놓는 순간 모래사장에 지은 모래성처럼, 작은 파도에도 무너지는 것이 순식간이라는 점이었다. 늘 방심의 순간은 내가 드디어 뭔가를 이루었다고 생각했을 때 찾아오곤 했다. 아니, 어떻게 보면 매 주말이 고비였던 것 같기도 하다. 이 연재가 일요일 연재인 이유도 사실 쉬는 날이 가장 글을 쓸 시간이 많다는 것도 있지만, 반대로 이 시간을 비워버리면 내가 또 컴퓨터 앞에 앉을까 걱정되어서였다. (이 연재도 컴퓨터에서 쓰고 있지만, 적어도 초고와 구성은 연필로 어느정도 적어놓고 한번에 써내려 가는 식으로 진행한다.)


    어떻게 보면 이 방심은 인간의 본성이지 않을까. 그래서 옛 사람들이 그렇게 초심, 초심을 외치며 '첫 마음'을 강조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무엇인가에 익숙해졌을 딱 그 무렵, 불현듯 나타나는 해이해짐, 이제는 괜찮다는 자만과 오만, 이것은 피하기가 쉽지 않은듯하다. 그렇다면 인정하자. 나는 방심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그러면 내가 할 일은 어떻게든 빨리 그 상황에서 헤어나오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사실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고, 기본적으로는 뾰족한 수가 없고 그냥 참는 수밖에 없긴 하다. (정말 단순한 방법은 와이파이 공유기 코드를 뽑는 방법이 가장 좋다. 다만 그게 앞서 말했듯 거의 불가능하다.) 다만 유용한 도구들 정도는 소개할 수 있겠다. 저번 연재 중 '자연인도 디지털과 헤어질 수 없다.' 가 앞에 배치된 이유가 여기에서도 나온다. 방법은 아이러니하게도, 컴퓨터와 스마트폰 앱속에 있었다. (늘 명심하자, 디지털 디톡스를 한다고, 디지털 기기를 하나도 쓰지 말자는 소리는 아니다.)



노트북 예약 종료

    이 기능은 한창 컴퓨터로 대용량 파일 받을 일이 있을 경우, 파일 다운을 눌러놓은 뒤 자러 들어가기 위해 사용하던 기능인데, 요즘 다시 요긴하게 쓰는 기능이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시작 키를 눌러 검색창에 'Windows Powershell'을 검색해주면 위와 같이 뜰 텐데, 여기서 가장 위에 있는 아이콘을 클릭해주면 Windows Powershell이 실행된다. 예를 들어 내가 1시간짜리 예능을 컴퓨터로 본다고 하면, 여기서 간단한 명령어 "Shutdown -s -t 3600" 하나만 입력을 해주고 엔터를 누르면 된다.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shutdown.exe 프로그램에 -s -t 3600 파라미터를 넘긴다는 뜻이다. 3600이라는 숫자는 컴퓨터가 초단위로 시간을 인식하기 때문에 60(초) X60(분)으로 계산했다. 시간 설정은 '자기가 쓰고 싶은 시간(분) X60'으로 원하는 시간을 설정하면 된다.  단축키는 윈도우 키 + X 다. 귀찮을 때 많이 사용하게 된다. 설정이 제대로 되면 우측 하단에 아래와 같은 알림이 뜬다.

가끔 상황에 따라 이 설정을 풀고 싶다면, 위처럼  다시 Windows Powershell에서 명령어 'Shutdown -a '를 입력하면 된다.  


*맥북은요?

맥북은 사실 어지간한 기능이 다 시스템 환경설정 목록에서 끝나기 때문에 쉬워서 별도로 사진을 첨부하지 않았다. 맥북은 간단하게 시스템 설정(톱니바퀴 모양 아이콘)으로 들어가서 [배터리]-[시간지정] 탭을 사용하여 시간 설정이 가능하다. 본인의 수면시간에 맞춰서 설정하면 아주 요긴하게 쓸 수 있다.


타임 스프레드 or 방치의 신 같은 스마트폰 방치 앱

 *편의를 위해 현재 사용중인 타임스프레드앱의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한때 캐시 슬라이드, 캐시워크 등을 필두로 앱테크 어플리케이션들이 유행을 했었는데, 이 어플도 그런 종류 중 하나라고 보면 된다. 사실 이런 앱들의 경우 각종 광고와 여러 번 손가락을 움직여야 핸드폰이 열린다는 단점 때문에 잘 안 쓰는 종류의 앱이었다. 하지만 이번 디톡스를 시작하면서, 한번 시험삼아 깔아봤다. 취지에 잘 맞기는 하는데, 광고가 눈에 거슬려서 깔아는 놓되, 디지털 디톡스를 다시 시작하고 정착할 때까지만 활용하시길 추천한다. 이 어플은 휴대폰을 안 쓰는 15분을 1 캐시로 적립하는 앱이다. 한마디로 넌 얼마나 쓰니 앱의 잠금 기능이 실행되는 동안 참새 눈물만 한 액수지만, 어쨌든 캐시가 쌓이기는 쌓인다. 하루에 80~100 캐시씩 쌓이는데, 대략 그러면 80일에 한 번씩 스타벅스 아이스 카라멜 마키아또 1잔 값이 나온다. 경제적인 효율을 꽝인 앱인데, 그냥 돼지저금통에 동전 모으는 기분으로 모으다 보면 안 모으는 것보다는 낫다, 나름 성취감도 있다.


이제는 좀 쓸만해진 스마트폰 기본 앱

    마지막으로 소개할 기능은 각 스마트폰(아이폰, 갤럭시)에 있는 기본 어플들이다. 확실히 이제 디지털 중독이 사회에 문제가 된다는 것을 기업들이 통감한 것 같다. 점점 이 기능들이 업그레이드가 되고 좋아지고 있다. 나 역시도 이 기능을 아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보통 주말은 3시간으로 타이머를 맞춰놓고 평일에는 2시간으로 앱 타이머를 맞춰 놓으면 적당하다. 몇 분 뒤에 앱을 못 사용한다는 사인이 뜨면(보통 10분 전에 알림이 뜬다.) 벼락치기하듯 은행부터 모든 스마트폰으로 해야 할 업무를 다 해내게 되는데, 마지막 작업을 하고 딱 폰을 내려놓을 때는 마치 시험 5분 전에 마킹을 다 마친 수험생의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가 있다.


* 갤럭시 같은 경우 위 사진처럼 위젯을 따로 만들어서 앱 타이머, 사용시간이 한 눈에 보이게 구성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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