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오는 사람들의 말》
나는 이 시집을 통해, 말없이 하루를 버티는 사람들의 얼굴을 오래 바라보았다. 이름이 불리지 않고도 살아가는 사람들, 우리가 지나쳤던 장면들 속에 숨어 있는 숨결을 따라 걸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자주 묻히고, 때론 가려졌지만, 멈추지 않고 흘러왔다. 그 조용한 움직임이야말로 이 세계를 지탱하는 숨겨진 힘이라고 나는 믿는다.
이 시집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누군가의 엄마였고, 아빠였으며, 형이자 딸이었고, 친구이자 연인이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바로 당신이었을 수도 있다. 눈앞의 사람이 아닌 이름 너머의 사람들을, 관계가 아닌 존재로 바라보는 시선을 갖고 싶었다.
지금 이 시를 읽고 있는 당신도, 이름을 한 번쯤 놓친 사람은 아니었는가.
우리가 너무 익숙하게 지나친 삶의 무게에, 잠시라도 멈추어 눈을 맞출 수 있다면, 이 시들이 가졌던 의미는 충분할 것이다.
나는 다만, 그 이름들이 잊히지 않기를 바란다.
그들이 있던 자리의 온도를 오래 기억해주기를 바란다.
이 시집은, 그렇게 잊히지 않겠다는 다짐의 형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