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가장자리에서 – 빨간망토

4장. 빨간망토

by 엘리킴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할머니는 살아 있었고,
엄마는 울었고,
사냥꾼은 웃었다.


모두가 말했다.
이제 괜찮다고.
이제 다 끝났다고.


하지만 나는
그 숲의 냄새를 잊지 못했다.
낙엽 아래 웅크린 기척,
달콤하게 부드러웠던 목소리,
그리고 그 안에 숨어 있던
이상한 공기.


나는 더는 달리지 않는다.
그날 이후로,
나는 뛰지 않는다.
누군가 다정하게 말을 걸면
잠깐 멈춘다.
그리고 생각한다.
"왜 나에게, 지금?"


나는 빨간 망토를 여전히 입고 있다.
하지만 이제
그건 단순한 망토가 아니다.
그건
내가 본 것들,
겪은 것들,
넘어선 것들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숲 가장자리에서,
나는 잠시 멈췄다.
다시 들어갈지,
돌아설지.


그건 더 이상
어른들이 대신 정해주지 않는다.
나는 나의 두 발로,
나의 길을 걷는다.


언젠가 또 누군가를
숲에서 마주치겠지.
이번엔,
내가 먼저 말을 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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