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으로 떨어지는 별빛 – 새들

5장. 라푼젤

by 엘리킴


우리는 날았다.
탑 위를 스치고,
창을 지나고,
머리카락 위에 내려앉았다.


그녀는 우리를 부르지 않았다.
우리는 노래하지 않았다.
단지, 바라봤다.
묶인 몸과 자유로운 눈을.


밤이면 그녀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별을 세고,
달을 세고,
자신을 세지 않았다.


우리는 안다.
그녀가 탑 밖으로 눈을 돌릴수록
자신 안으로는
점점 덜 들어간다는 걸.


그녀는 자랐다.
하지만 땅을 밟지 못했고,
우리는 줄곧 그 탑 위에서
그녀의 침묵을 받아먹었다.


사람들이 왔다.
마녀의 발소리,
왕자의 손길,
울음, 외침, 추락, 그리고 기적.


우리는 날개를 접지 않았다.
왜냐하면,
아무리 많은 사랑이 탑 아래에서 오고 가도,
창밖으로 떨어지는 별빛만큼은
언제나 우리 몫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떠났다.
머리카락을 자르고,
자신의 이름을 찾아
땅을 밟았다.


우리는 그 위를 돌았다.
그녀가 남긴 공간을 기억하며.
그리고 속삭였다.


이 탑은 무너졌지만,
그 밤의 별빛은 여전히 여기 있다.


우리는 본다.
누군가 또 창을 열면,
다시 시작될 이야기를.
다시 피어날 외로움과,
다시 울릴 이름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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