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 그럼에도 나는 나로 남기로 했다
지금도 문득
너를 떠올릴 때가 있어.
익숙한 골목을 지날 때,
너와 자주 듣던 노래가 흘러나올 때
어쩌면
그리움이라는 건
너를 원한다기보다
그때의 나를 기억하는 일인지도 몰라.
하지만 이제는
생각해.
우리는
다시 만나지 않아도 돼.
그때의 사랑은
그때로 충분했고
우리가 나눈 마음은
모자라지 않았어.
다만
서로 다른 방향으로
조금씩 걸어가고 있었을 뿐.
그 길 끝이
같은 곳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뿐.
처음엔
돌아올 거라 믿었어.
언젠가는
서로를 이해할 만큼 자라서
다시 마주칠 거라 생각했지.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잘 살아내고 있다는 걸 알았어.
너는 너의 온도로
나는 나만의 속도로
서로 다른 계절을 지나며
조금씩 괜찮아졌지.
그래서 이제는
바라지 않아.
우리가 다시
연락하게 되는 일,
마주치게 되는 일.
다시 시작할 일.
그 모든 가능성들을
이제는 놓아주고 싶어.
왜냐하면
그 사랑이
끝난 게 아니라
완성됐다고 믿고 싶거든.
다시 시작하지 않아도
충분히 예뻤다고
기억할 수 있으니까.
그러니 우리는
다시 만나지 않아도 돼.
그건 슬픔이 아니라
조용한 안녕이야.
이제야 진짜
사랑이 끝났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내가 나를
돌아볼 수 있게 됐어.
그러니까
이제는
서로의 길 끝에서
마음을 접자.
그게
우리 사랑에
할 수 있는 마지막 다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