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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음 May 25. 2021

이 주만에 홀로 나타난 치타_새끼는 어디로??

길고양이의 삶


정말 저 배가 임신한 배가 맞는 것인가?!

갑자기 불어난 배가 도무지 믿어지지 않아서 '혹시 질병으로 인해 배가 부은 건 아닐까?' 별의별 생각을 다해 보았다.

4월 7일 마지막 목격을 하고 한동안 보이지 않자, 더 이상 도와줄 수 없음에 애가 달았다. ‘치타야 어디로 갔니?’ 매일 밤 걱정에 잠이 안 올 정도였다. 동네를 한 바퀴 돌며 출산할만한 장소를 찾아도 도무지 보이지 않았다. 꿈에 하수구에 출산을 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장소에 가 봤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배가 홀죽해진 치타. 아직 어린 티가 난다.


그러다 약 2주 만에 돌연 나타났다. 날씬한 몸으로.

서로 기쁨에 차서 나는 마구마구 쓰다듬고, 치타는 이마와 엉덩이를 교대로 들이미느라 뺑뺑 돌고 돌았다.


먹이를 다 먹자, ‘치타야 새끼는 어디 있어?’하고 물었는데, 답이 없다. 먹고 난 후에 새끼들이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을까 해서 며칠을 지켜보았는데, 약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어디론가 가는 모습을 못 봤다. 아마도 사산되었거나 버려두었으려나? 누군가 냥줍 했을까? 마음이 아프다.


약 2주 동안 비워두었던 영역을 다시 사수하느라 바쁜 치타다. 다시 영역을 확장하느라 이전보다는 불안정한 모습이 눈이 뜨인다.


새끼들이 어딘가에 보살핌 받고 있기를......

포인 핸드(유기동물 입양 앱)에 치타의 새끼로 추정되는 고양이가 있어서 순간 기뻤다가 지역이 달라서 실망했다.


내가 보살피지 않아도 치타는 아마 나름대로 길고양이의  삶을 잘 살아 갈지 모른다. 주변에 비교적 녹지가 많고 차량도 잘 피해 다닌다. 운전자들도 고양이들이 자주 나타나는 지역이라 조심히 다니는 것 같다.


상가 캣 대디분이 먹이를 주지만 고양이랑 놀아줄 시간은 없기 때문에 먹이도 주고 놀아주기까지 하는 나를 무척 따른다.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면 발소리만 듣고도 어디선가 나타난다. 젖소도 길 건너편 건물에 있다가 달려온다. 나를 알아보고 따르니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사람과 공존하는 삶을 사는 동물인데, 길에 버려진 고양이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나.


인간도 하나님과 같이 살라고 창조되었는데, 잊어버리고 나름 만족하며 길고양이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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