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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음 Aug 14. 2021

길고양이 입양_심각한 고민

한수 위_왕애교

표지 사진 설명 : 현관문 앞에서 나를 바라보는 젖소

자기를 만져달라고..궁둥이를 뒤로하고선 서있다.

토요일 저녁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고 오는데 젖소가 따라왔다.


아침, 점심시간에 안 보여서 먹이를 주지 못했는데, 좀 일찍 저녁을 줘야겠다. 반가운 마음에 집 앞까지 따라온 젖소에게 먹이를 주고 이제 집에 가라고 했지만, 안 가고 있다......


현관문에 있다가 내가 옥상에 널어놓은 빨래를 가지러 가니 졸졸 따라온다.


중성화 수술을 한 이후로 부쩍 나를 더 따르고 심리적으로 의존하는 것 같다.


내가 치타 새끼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도 질투를 하는지 꼭 와서 신청을 한다.


새끼들에게 하악 거리기도 하고, '나! 나!' 하는 것처럼 자기를 만져달라고 조른다.


집 앞에 웅크리고 앉아 내가 뭘 하는지 안 보이면 빼꼼 고개를 내밀고 쳐다본다.

복도에 다른 사람 발소리가 들리면 경계태세로 들어갔다가 이내 긴장을 풀고 하품까지 하며 내게 배를 보여준다.

하지만 내가 나의 영역을 완전히 내주지 않는다는 것을 젖소는 안다.  모질게 현관문을 닫지 못하고 괴어 놓았는데,  살짝 열린 문틈으로 집 안에 들어섰다가 내가 흠칫 놀라니 다시 나간다.

 

치타를 입양하려 꼬실 때 젖소가 따라 들어왔던 게 시작이다.

치타는 자기 영역을 너무 사랑해서 실패하고 새끼를 6마리 낳았다.


6마리의 고양이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게 해야 할지,

개인 마당이 있는 집이 아니고서야, 최대 포용 치를 넘어섰다.


새끼들 입양은 어떻게 보내는 건지 알아봐야겠다.



젖소의 들이댐은 한 번 물이 터지듯 터지더니 그칠 줄 모른다. 적극적인 애정공세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내성적인 나는 그런 젖소를 보고 이렇게 말하곤 한다.


"왕애교님 애교가 뛰어나시군요~!! 한 수 가르쳐 주십시오~!!"(궁둥이 팡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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