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사람이 준법한다니
우습겠지
주는 것도 감지덕지지
무슨 준법한다고 꼴값이냐 하겠지
없으면
중심도 없고 철학도 없나
없어도
지킬 거 지키며 살고 싶다
털어도 먼지 한 점 나지 않게
깨끗하고 싶다
명예 훼손할 게 없을 만큼
평생 투명하고 싶다
그리 말해도
저리 말하고 못 들은 척 무시하지만
특유의 불리한 여건으로 인해
두 번은 주장하기 어렵겠지만
없으니까
부끄러운 것도 없이
물불 가리지 않고
더러운 밥이라도 주워 먹어야 한다는 눈총과 압박에
그릇이 더러워도
차마 씻어달라 말할 수 없는
한 번은 말해도
두 번은 말하기 힘든
모든 게 더러운
선택지가 더러운 것만 있는 이에게
깊은 위로와 사랑을 전한다
여전히 존엄한 없는 이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