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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울민트 Sep 03. 2023

차마 씻어달라 말할 수 없는

없는 이에게


없는 사람이 준법한다니

우습겠지


주는 것도 감지덕지지

무슨 준법한다고 꼴값이냐 하겠지


없으면

중심도 없고 철학도 없나


없어도

지킬 거 지키며 살고 싶다


털어도 먼지 한 점 나지 않게

깨끗하고 싶다


명예 훼손할 게 없을 만큼

평생 투명하고 싶다


그리 말해도

저리 말하고 못 들은 척 무시하지만


특유의 불리한 여건으로 인해

두 번은 주장하기 어렵겠지만


없으니까

부끄러운 것도 없이


물불 가리지 않고

더러운 밥이라도 주워 먹어야 한다는 눈총과 압박에


그릇이 더러워도

차마 씻어달라 말할 수 없는


한 번은 말해도

두 번은 말하기 힘든


모든 게 더러운

선택지가 더러운 것만 있는 이에게


깊은 위로와 사랑을 전한다

여전히 존엄한 없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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