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갈비 맛있겠다
다음에 저기로 가자
했는데 그다음이 수백 번 와도
안된다
이제 부모님은 고혈압 고지혈증 약을 드신다
걷다가
노인양반들이 주로 찾는
양품점
알록달록 화사하면서도 과감한
빨간 원피스가 눈에 들어오는데
안된다
외할머니는 이 세상에 계시지 않다
짐 정리를 하다 보니
우리 푸우 아기 때 쓰던 보행기 커버
침대 장식물이 보인다
아기 냄새일까 세재 냄새와 섞인 푸근한 내
세월의 먼지가 내려앉은 향수 어린 내가 코끝에 닿지만
안된다
그 아기는 없고 더는 필요 없는 물건이 되었다
아기는 소년이 되어
지난 옷이며 물건들이 마치 허물처럼 남겨져있다
물품을 정리하려니
아기를 떠나보내는 기분이다
아기 옷은 아기 물건은
그 사라진 아기에 대한 증거물 같아
쉬이 버릴 수 없다
쓸모없지만 쓸모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