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선물. 좋은데
시들다 죽는 걸 치우는 게 매번 초상 치르는 것과 다름없어 심적 부담이 있다
가장 예쁠 때 꺾어 가둬놓고
나 좋자고 전시하고 감상하고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면 먼저 마음을 떼어야 한다.
보기 싫어지면 처분해야 하지만
아직 선명하고 목이 꼿꼿한 걸 유기할 수 없어
최대한 오래 유지하려고 전전긍긍한다
아름다운 빛깔과 싱싱한 에너지로 기쁨을 주던 꽃이
시들시들하다 죽는 걸 지켜보는 게, 살리려고 애쓰던 걸 끝내 내 손으로 폐기하는 게 전혀 익숙하지 않다.
날마다 같은 일을 반복하면 아무렇지 않게 될까.
꽃 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