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툰 연재 시작

골방 라이프에서 골때리는 라이프까지

by 권정희

나는 그림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모든 사물을, 모든 사건을

그림보다는 글로 떠올리는 그저 글 쓰는 일 밖에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그런데,

요즘 자꾸만 그림을 그리고 싶은 욕구가 뿜뿜 불을 뿜고 있다.


상상력 남다른 우리 둘째가

하고 있는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면,

남들 집에서는 안 일어나는

골 때리는 사건들이

우리집에는 연이어 일어날 때면,

묻고 따지기 좋아하는 우리 첫째가

얼굴이 뻘게져가며 자신의 주장을 읊어댈 때면,

그런 때면

일어나는 일들을 그림으로 그리고 싶다는

활화산 같은 욕구가 말이다.


그런데 막상,

그림을 그리려고 보면

얼음으로 만들어진 조각상 마냥

그대로 멈춰. 가 되어 버리고 만다.

어쩜 이리 힘겨운지.

그게 그림이 아닌 글이라면

손가락은 화려하게 자판기 위를 날아다니는 건 물론이고,

찰 진 대사들이

화면 위를 날아다니겠지만,

그림 앞에서는 늘 주눅이 들고 만다.


그런데,

이제 미친 척, 못 그리는 그림이지만

못 그리게 그려보려고 한다.

인공지능이 수정해 주는 그런 잘 그린 그림 말고,

내 손으로 직접 그리고 직접 말풍선을 단

조금은 미숙하지만,

못생김이 느껴지고, 삐뚤어짐이 느껴지고,

그럼에도

따뜻한 감성이 느껴지는 그런 그림을 말이다.

이렇게 연습하다 보면

언젠가는 우리 둘째가 들려준 스토리로

재미있는 그림동화도 그려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날이 오지 않을까,


그래서

작가로서의 성장 과정기를 담은 징하게도 소박한

브런치 - 골방 라이프에 이어

작가엄마로서의 좌충우돌 생활기를 담은 징하게도 환장맞은

인스타툰 - 골때리는 라이프를 시작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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