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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비된 여행 Mar 28. 2017

수평적 조직의 정보 파워

유럽식 수평적 조직구조에서의 정보 흐름

 유럽 문화 기반의 회사에서 의사결정 과정과 정보전달의 방법은 한국적 조직문화와 쉽게 구분된다.

눈에 띄는 것은 의사결정 과정이다.

한국의 경우라면, 중요한 사안의 의사결정에 있어서 기안자, 협조자(위치 변경 가능), 상위 결재(혹은 차상위 결재권자를 거친 후), 최고 결정권자 등 여러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 단계가 짧더라도 협조자의 리뷰를 거치는 과정이 생략되지는 않는다. 어떻게 보면 관련부서가 잘 협의하여 공동의 책임하에 의사결정을 하는 조화로운 구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고, 결정권이 분산되어 있는 구조이기도 하다.

 

 유럽식 수평적 조직에선 단계가 짧다. 권한도 잘 분산되어 있는 편이다. 하지만 중요 의사결정은 최고 상위계층에서 결정한다. 가장 차이가 나는 점은 의사결정 방식이 협조를 거친다기 보단, 합의를 통한 발의가 시작되고 각 사안이 진행된다. 팀 단위 공동업무가 잘 발달되어 있는 조직일수록 협업체계가 잘 구축되어 있다. 각 부서마다 각각 전문분야가 있고, 담당업무가 나뉘어 있는 것은 동일하다.

하지만, 사안이 중요할수록 문서보단 회의체 등을 통해 정보가 공유되고 발의 및 견제, 혹은 조언이나 수정 등이 이루어진다. 회의도 상위 직급자 위주의 정보전달과 공유가 아니라, 회의 구성원 모두가 동일 정보를 사전에 가지고 고민하여 토의한다. 

공동의 발의체 같은 구조이다. 정보가 발의 부서에 독점된다기 보단 회의를 통해 안건이 모습을 갖추어 발의되는 것이다. 한국식의 협조부서와 유사한 기능을 가진 사람들도 참여하므로 정제된 발의가 될 확률이 높다.

중요한 점은 정보가 공유되고, 집단내에서 수평적으로 흘러 의견이 도출된다는 것이다.

직급도 중요하지만, (당연히 정보의 질은 상위 직급자일수록 높을 것이다.) 회의체를 통한 합의된 결정이 선호되므로 정보 권력을 통한 직급의 권위나 수직적 압박 구조는 존재하기 힘들다.

 회의는 주도적 발의자와 최고 직급자가 주도한다기 보단, 각자의 의견을 교환/조율하면서 관련부서 협조의 단계도 발의 시점부터 어느 정도 거치는 셈이다. 물론 이런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경우도 흔하다. 사안이 결정되면 협업체계하에 업무도 명확하게 분장된다. 

정보가 필요 집단내에 공유되고 상위 권력자가 정보를 통제하지 않으므로 정보의 막힘 현상은 없지만, 결정이 단지 다수가 선호하는 방향이나 처음 취지에 맞지 않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이럴 때, 조율자로서 키맨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고위 직책을 가진 사람들이다. 회의를 독점하지는 않지만, 의사결정권자는 최고위 관리자 직책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모든 결정에 대해 사업적, 법적 책임을 진다.

  한국식 의사결정 구조처럼 여러 단계를 거치고 합의되고 정제된 안에 대한 결정만을 최고 결정권자가 하지 않는다. 때론 결정권자는 짧은 의사결정 구조와 회의체 등을 통한 수평적 정보의 흐름의 결과로 나온 신선한 의견이나 정제되지 않은 사안도 수시로 접하며 의사결정도 시시때때로 해야 한다.

결재단계만을 고집하지 않는 의사결정 체계와 조직 내 정보의 수평적 유통으로 인해 정보의 독점화, 또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강한 부서나 임원이 나타나기 힘든 구조이다.

수평적 발의 제도와 집단내 활발한 정보 공유를 통한 집단지성의 활약, 그리고 비 권위적 정보유통은 수평적 조직구조를 통한 창의적 제안과 자기혁신이 가능하게 하는 조직의 보이지 않는 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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