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사용 설명서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를 좋아하던 영희는 커서 과학자가 되었다.
어릴 적부터 기계조립과 컴퓨터에 관심이 많던 철수는 커서 변호사가 되었다.
과연 영희와 철수는 행복할까?
아닐 수도 그럴 수도 있다. 영희와 철수가 연봉, 안정성 등 직업 이외의 부가적인 것들 혹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누구보다 잘해 인정받고 승승장구하는 것에 만족한다면 그들은 행복할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좋아하는 것이 아닌 잘하는 것을 직업으로 선택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영희와 철수의 행복에 관한 가치가 다른 곳에 있다면, 예를 들어 현재의 일을 하면서 행복하지 않다고 느낀다면. 영희와 철수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해야 한다.
이렇듯 삶의 문제에 정답은 없다. 내가 무엇을 추구하는지에 따라서 정답이 될 수도 오답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탐구하는 시간을 살면서 꼭 한 번은 가져야 한다.
내면 탐구만큼 중요한 게 또 있다. 바로 나의 생활 탐구. 사람마다 추구하는 가치도 다르지만 개인에게 맞는 생활 방식도 다 다르다. 8시간 이상을 자야 다음날 컨디션이 좋은 영희가 철수의 갓생 살기를 따라 한다고 수면시간을 4시간으로 줄이면 영희의 다음날은 엉망이 될 것이다.
나에게 효율이 가장 좋은 시간은 아침 8시-11시 사이이다. 남들을 따라 새벽 6시에도 일어나 보고 퇴근 후 저녁 8시 이후에도 시도해봤지만 결과는 없이 시간만 버린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일을 안 가는 주말 아침 8시에서 11시 사이에 내게 중요한 일들을 주로 처리한다. 또 아침을 먹으면 집중이 잘 되지 않아 커피 한잔으로 11시까지 집중해서 해야 할 일들을 끝마친다.
내가 몇 시간을 자야 다음날 일어났을 때 개운한지.
아침에 뭘 했더니 하루가 상쾌한지.
아침을 먹었더니/안 먹었더니/무얼 먹었더니 몸이 가벼운지.
운동은 아침에 하는 게 혹은 저녁에 하는 게 더 효과적인지.
어떤 시간에 제일 집중이 잘 되는지.
'나' 사용설명서를 만들어 보자.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 삶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지, 나에게 최적의 컨디션과 효율을 주는 나만의 루틴은 무엇인지. 많은 옷을 입어보고 나한테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는 것처럼, 다양한 시도는 필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