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 팍 쪼개 봅시다잉
나의 계획은 아주 창대했다.
1. 일주일에 3번 필라테스
2. 스마트폰 보는 시간 줄이기
3. 글쓰기 매일 1시간
4. 재테크 공부 매일 1시간
5. 영어 공부 매일 30분
그리고 이 계획은 일주일 만에 잊혀졌다. 당연한 일이었다. 나의 의지력과는 맞지 않는 이 거창한 계획을 내가 할 수 있을 리가. 그래서 나는 이 계획을 쪼개고 또 쪼개 아주 사소한 TO DO LIST를 만들었다.
유튜브를 보니 근력운동을 최소한 일주일에 3번은 해야 한다더라. 그래서 나는 일주일에 3번 필라테스를 가기로 계획했다. 그런데 이건 유치원생에게 함수를 풀라고 시킨 거나 마찬가지였다. 평소 운동이라곤 숨쉬기 운동밖에 안 하던 내가 일주일에 3번 근력운동을 할 수 있을 리가.
남들의 기준에 맞춰 허우적거리기보다는 나는 나에 맞는 페이스를 유지하기로 했다. 일주일에 3번 필라테스를 가기로 한 계획은 일주일에 한 번으로 수정했다. 앞의 글에서 말한 대로 보상을 더 했다.
처음에는 이것도 힘들었기에 일어나서 침대에 앉아 5분 스트레칭부터 시작했다. 5분 스트레칭이 버거운 날은 일어나서 딱 1분! 침대에 앉아서 스마트폰 보지 않고 잠을 깬 후, 간단한 고개 돌리기 혹은 기지개 펴기와 같은 스트레칭을 했다.
그런데 이것만 해도 하루의 기분이 달라졌다. 보통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을 보니 눈이 피로했다. 또 누워있다 억지로 몸을 일으켜 출근하니 몸이 뻐근해 하루종일 피곤한 기분이었는데,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하루 컨디션이 달라졌다. 나중에 신기해서 찾아보니 아침스트레칭은 경직된 근육을 이완시켜 주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며, 위와 장 같은 소화기계를 활성화시켜 몸을 활동 상태로 빠르게 전환시킨다고 한다. 내가 깨어있는 시간 16시간 중 딱 1분만 투자해서 나머지 15시간 59분의 컨디션이 좋아진다는데 이건 투자대비 엄청난 수익률이 아닌가.
글쓰기 매일 1시간은 글쓰기 매일 10분으로 변경했다. 처음에는 이것도 버거워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책상에 앉기부터 시작했다. 보통 집에서 잠옷을 입고 생활을 하는데 이러면 일어나서 거실에 나왔다고 해도 다시 침대로 매번 돌아가기 일쑤였다. 옷을 갈아입고 책상에 일단 앉으면 1분이라도 뭔가를 하게 되었다. 나중에는 1분이 10분이 되고 글이 잘 써지는 날은 1시간이 넘게 쓰기도 했다.
1. 아침 1분 스트레칭
2.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 보지 않기
3,4. 일어나서 잠옷 갈아입고 책상에 앉기
5. 미드 10분 시청 후 몰랐던 표현 하나 정리하기
이렇게 원래 계획을 쪼개 아주 사소한 나만의 해야 할 일 리스트를 만들었다. 원래 계획표를 보면 한숨이 나고 이걸 언제 다하지?라는 마음이 들었는데 내 사소한 TO DO LIST는 너무 쉬워서 매일 할 수 있었다. 매일 하다 보니 어떤 날은 원래 계획표보다 더 운동을 하고 공부를 하게 되는 날도 있었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저자 제임스 클리어는 작은 습관들이 인생에서 더하기가 아닌 복리로 불어난다는 것을 강조한다. 또한 한 번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이느냐 보다 얼마나 자주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복리로 불어나 언젠가는 내 인생을 바꿔줄 아주 사소한 TO DO LIST. 오늘도 어김없이 나의 작고 사소한 계획들로 하루를 시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