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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니샘 Aug 23. 2019

남산 소월길을 걷다

소월길의 이모저모

남산의 주변 길은 소월길이라고 부른다. 유래를 보니 김소월과 직접 관련은 없고 1984년 서울시가 249개 가로명을 정하면서 남산도서관 옆에 있는 '소월시비'에서 따왔다고 한다. 소파길도 있는데 역시 남산에 소파 선생의 동상이 있어서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소월길에 국치의 길이라는 이름이 하나 더 생겼다. 옛 남산 통감관저터와 최근에 세운 서울 위안부 기림비까지 이르는 길에 치욕의 역사를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



소월길을 걷다 보면 이곳저곳에서 이름 모를 식물들을 많이 만난다. 그중 처음 보는 꽃이 있어 사진을 찍었는데 꽃 이름 앱을 사용해도 알 수가 없다. 어렵게 인터넷에서 찾고 보니 좀화살나무란다. 어쩐지 화살나무 근처에 많이 있더라니... 그런데 화살나무와는 겉보기에 다른 점이 많다. 그래서 조금 더 살펴보게 만든다.       



좀이란 단어는 크기가 작거나 옹졸한 성질이 있을 때 붙이는 말이다. 좀생이, 좀도둑, 그리고 좀도끼 같은 말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식물이름에도 좀자가 의외로 많이 쓰이고 있었다. 좀화살나무 외에도 좀가지풀, 좀갈매나무, 좀개미취, 좀고사리, 좀꽃마리, 좀꿩의다리, 좀닭의장풀, 좀명아주 등 익숙하지만 전혀 접해 보지 못한 식물들이다.     


아마도 원래의 것과 비슷하면서 작다는 의미로 그렇게 이름을 붙였을 것 같다. 그러나 좀화살나무는 화살나무와는 다르게 보인다. 우선 가지에 날개가 있고 없는 것이 확연하게 다르고 꽃과 열매의 색깔도 다르다. 자세히 보면 잎사귀도 비슷한듯하지만 톱니 모양에서 차이가 난다. 같은 이름을 공유하고 있는 것은 아마도 같은 속이어서일 것이다. 그렇더라도 육안으로는 구분할 수 없으니 앞으로 좀화살나무는 다른 별칭으로 불러야 할 것 같다.


남산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은 봄과 가을이다. 그러나 지금도 나름의 운치가 있으니 더위를 조금 무릅쓰고서라도 걸어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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