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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꽥 Oct 04. 2020

지나가는 아이가 휠체어가 뭐냐고 묻는다면?

꼬마에게 휠체어를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

나는 전동휠체어로 가는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지체장애 청년이다. 길은 지나가면 듣는 재밌는 에피소드를 어보려 한다.

길을 지나가거나 아이들이 많은 곳을 가면 역시나 난 인 중에 “핵인싸‘가 된다.

주로 레이저 눈빛으로 를 관찰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대부분 ‘아이’이다. 그 다음이 뚫어져라 쳐다 봐서 정말 뚫려 버릴거 같은 눈빛의 ‘어르신’들 순. 내가 길을 지나다니면서 들었던 신기하고도 재밌는 말들을 이렇게 공유하려고 한다.     


첫 번째 아이들의 반응.

일단은 많은 경우가 신기한 눈으로 쳐다 보고 주로 3세~10세 이하이며 꼬마일 수록 나는 핵인싸가 된다.

내가 지나가면 눈이 휠체어로 고정 되면서 ‘어 이건 뭐지?’ 식의 눈빛. 내가 사라질 때 까지 눈을 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들었던 말 중에 순수한 말도 기억이 나는데,

아이들은 나를 신기하게 보겠지만 아이들이 순수하게 보는 그 말이 나는 더 신기하다.     


“우와 빠방이다!” (아마 저 꼬마에게는 저절로 굴러가는 전동휠체어가 빠방 처럼 보이겠지?)
“엄마 저건 뭐야 저건 왜 저절로 가?” (전동휠체어가 저절로 가는 것에 대한 신기함ㅋㅋㅋ)      


이러면서 나를 가리키고 부모님에게 휠체어에 대해 물어 본다. 아이의 눈에는 보조기기인 휠체어가 ‘빠방’이라고 보이는게 신기했고

‘어떻게 저절로 가는지’도 신기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동휠체어다 보니까 조종할 수 있는 ‘조이스틱’ 이 있는데 이를 만져 보겠다고 뛰어온 아이도 있었다. 실제 꺼진 상태에서 조금 만져보게 했고 “이게 앞으로 가는거야~” 라며 설명도 해주 었다. 부작용은 계속 만지고 싶어해서 내가 간 뒤로도 계속 울부짖으며 따라왔다. 이경우에는 아이들이 장애를 친숙하게 여길 수 있게 설명해주고 싶은데, 많이 고민이 된다.     

휠체어 조종할 수 있는 조이스틱


아니면 미니 자동차를 타고 있는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다가 마치 경쟁자의 자동차를 만난 듯                 

                                           

'피부 장난 아닌데?'눈빛 교환 (출처: 꽃을 든 남자 CF)
“어 내꺼 보다 좀 좋아 보이는데?, ”이 차는 뭐지?“ 라는 눈빛으로 서로의 눈빛교환이 이뤄진다.     


상상치도 못한 어린 꼬꼬마들의 신반응   

(출처: 복면가왕 프로그램의 한 장면)


내가 막 아쿠아리움에 가서 둘러볼 때 였다.

한 유치원생 아이가 나를 손짓하더니

”어 장애인이다!“ 라며 소리를 질렀다.

시공간에 울려 퍼질 정도로 큰 소리로 말을 했는데

나도 얼고 주변 사람들도 얼고 모두가 얼어버렸다. 그야말로 시공간이 멈춰버리는 줄 알았다.


지나가는 초등생에게서 쿨내나게 한

”운전 되게 잘한다“ 이런 식의 칭찬(?)도 한마디 들었다.
(나름 쿨한척)
그래서 나는 ”고마워!“라고 응답해줬던 기억이 있다.     

      

두 번째는 아이의 옆에 있던 보호자들의 반응

보호자의 반응은 보호자의 반응은 주로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안 돼, 쓰읍! 그러는 거 아니야!”, “가자 그럼 못써”
하고 이렇게 당황하거나 황급히 막아서는 경우가 많다.

굉장히 잘못한거 같이 대해서 나조차도 부담스러워지는 대처이다. 부모의 입장에서 그런 아이의 반응들이 부모에게는 난감했을 수도 있고, 상대방이 실례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대처했을 수도 있겠다라는 이해가 간다.     

 

한 번은 비눗방울 막 뿌리고 있는 꼬마가 있었는데 내가 가다가 조금 맞아서 부모가 아이에게

”이모한테 어서 가서 죄송하다고 해야지~“

이래서 그때 대학생이 였던 비교적 어린 내가 ”이모“라는 말에만 꽂혀서ㅋㅋ

”이모 아니고 누나에요ㅎㅎ“ 라며  (나를 이상한 이모라 생각했을 수도 있다.)

정말 다시 와서 누나라고 해주었다.  

  

여튼. 다른 보호자들의 반응은 대신 부모인 본인이 사과를 하는 경우

 “어이쿠 우리가 아이가... 죄송해요ㅜㅜ” (그렇게 죄송하지 않아도 되어요ㅜㅜ) 너무 죄송해해서 오히려 내가 죄송할 정도다.      



최근에 들은 말인데 되게 멋진 반응.


궁금해 하는 아이를 향해 엄마는

“멋진 빠방이다. 그치?”

아니면

 “이모 지나간다. 안녕 해야지~”

경우가 굉장히 센스있고 소 스윗하다고 느꼈다. 장애인이기 이전에 나도 평범한 한 사람이고 길을 지나가는 사람이다. 가볍게 반응을 해주거나, 부정적인 반응이 아닌 그냥 쿨내 나게 멋지다라는 표현으로 아이에게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인식이 된 거 같아 좋았다.


그렇다. 여타의 부모님들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잘 모른다.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통 보호자들이 불안해하거나 사과를 하는 것이 대부분. 아이를 막아서고 황급히 데려 가기 때문에 궁금증이 풀리지 않았고 장애를 어릴 때 조금 더 올바르게 인식이 되었으면 좋겠는 생각이다.

          

그다음, 어르신들의 반응.

어르신들의 반응은 제가 타는 탈 거(휠체어)에만 관심이 있다.

"..." (말 없이 그냥 봄. 왜 쳐다보는지 모르겠다. 그냥 쳐다보신다. 쳐다보다 뚫릴 지경)
(이렇게 젊은 장애 청년은 처음 보는디..) "젊은디 안됐구먼" 이런 말도 하신다 (사실은 잘 지내고 있음)
(휠체어) “거 얼마 주고 샀어요?” , “이건 정부에서 지원해 줘요?”,
 “우리 어머니/아버지가 아프신데 휠체어를 한 대 사드리고 싶어서~ 어떻게 지원되는지..”


이런 식의 전동휠체어가 어떻게 지원 되는지에 대해서 관심 있다. 실제 정부 지원 제도가 매우 복잡하기도 해서 이렇게 실제 이용자들을 붙잡고 물어본다.           


자, 그래서!


아이들이 이렇게 궁금해 하면서 물어볼 때 어떻게 반응하면 좋을까?


어떻게 반응하면 좋을지 말해 보려고 한다.


아이들이 되게 휠체어를 궁금해하고 물어볼 때 나 같은 경우, 크게 불쾌하지가 않다.

어렸을 때는 호기심이 굉장히 많고 한창 배워가는 시기기 때문에

이 아이들은 전동휠체어를 처음 봤을 수도 있고 궁금할 수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이 알고 있다.

    

장애 교육 분야를 활동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어렸을 때 장애를 인식하는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때 장애를 인식하고 컸을 때 사고나 생각이 형성되기 때문에 어렸을 때 웬만하면 좋게 설명해주고 싶다.          

보호자들이 아이들의 반응에 너무 당황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가볍게 설명을 해줬으면 좋겠다. 휠체어를 왜 타고 있는지, 그냥 휠체어가 나의 다리라는 걸 간단하게 말이다.

     

내가 시간상으로 여유가 된다면 휠체어가 뭐냐고 물었을 때 직접 설명한다.

“어~ 이건 휠체어라고 하는거야.
나는 걷기가 어려워서 휠체어를 타.
휠체어는 내 다리야”  
이때 옆에 있던 내 친구가
“어때 이거(휠체어) 멋지지?”
까지 해주면 찰떡콩떡 호흡이다.
    

옆에 있던 보호자 분들은 앞서 내가 말한 것과 같이 이렇게

이 빠방이 "휠체어"라는 것 (단어 설명).

걷기가 어려워서, 휠체어로 가는 것. 휠체어는 내 다리(뭐하는 물건인지 설명),

마무리로 멋진 빠방이다~(장애를 긍정적으로 인식) 라는 센스있는 말도 덧붙이면 금상첨화겠다.


내 입장에서는 자꾸 부모님들이

죄송하다고 하거나 궁금해하는 아이를 막아서고 데려가는 경우를 자주 봐서

괜시리 나도 잘못한 느낌이나 부담스런 느낌이 든다. (그렇게 죄송해 하지 않아도 됩니다...!)

왜냐면 조금 장애에 대해 물어보는게 굉장히 잘못된, 실례라고 생각하거나,

나만 조금 다른 사람처럼 너무 조심스럽게 대우하는 것 같아 기분이 조금은 이상하다.     


어릴 때 사고가 완전히 형성되기 전인 배워가는 상태에서 배우고 채워갈 수 있다.

모든걸  배워가는 시기에, 단지 길 지나가는 동네 이모처럼 인식 되면 어떨까.

각자 생김새의 다름을 조금은 스윗하게 인식하면 좋겠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함께 더불어 사는 게 뭔지,

각자의 다름을 어떻게 이해하는 게 뭔지 생각할 수 있어 중요하다.   

무엇보다 아이는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마치 연설 장면 같지만 중요한 말이다)

어렸을 때 사소한 생각들이 모여 가치관 형성하고,

커서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는 어른이, 모여서 사회가 된다.


그래서 어렸을 때의 장애 인식이 성인 보다 중요하고 다양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에 글을 써보았다.      


해당은 아래 영상 콘텐츠로도 제작되어 아이들하고 봐도 좋을 듯 하다. 글로 자세히 나눌 수 있는 건 브런치에서, 영상으로 일상을 직접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은 영상으로 공유하고 있다. 활자와 미디어의 기능/장점들이 각자 있다고 생각해서 이다.


그럼 이만 오늘은 어릴 때 장애인식이 중요한 이유와 어떻게 반응하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다.


https://youtu.be/42pHk6J1l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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