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화문갤러리 안명혜 관장의 초대로 그림세계에 들어왔다. 박정희 대통령의 주치의를 지낸 분이 1976년에 지은 10층건물로 병원으로 운영되었고 9층 갤러리가 원래는 식당이라고 한다. 장독대를 갖춘 옥상에서 창덕궁 돈화문 비원을 내려다보는 풍경이 일품이다. 한국에 유일한 떡 박물관과 전통음식문화연구소도 건물 내에 있어 해외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안명혜관장이 '마음에 바람이 불면 그림을 본다'라는 주제로 짧은 강의를 시작했다. 마음에 바람이 불면 누군가는 점을 보기도 한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서양화를 전공한 안명혜 관장의 '아흔 사랑법'이라는 시화집을 선물로 받았다. 90 노년 부모님의 아슬아슬한 해로(偕老)도 장벽에 부딪혔다. 참다못한 막내딸의 이혼하라는 말씀에
-지금은 안돼. 봄 되면 이혼할 거야.
-봄까지 왜 기다려요?
-이 엄동설한에 네 아비 쓰러지면 어떡하니?
('아흔 사랑법' 중에서)
어머니에 대한 시심(詩心)을 옮긴 화가의 점묘법 작품이 '이 산'시인의 시와 조화를 이루었다.
화가는 그림을 소장하는 이유로 힐링(작가 팬덤)과 재테크(세제 혜택, 세금 물납, 경매낙찰가)를 꼽는다.
-작고한 작가의 6천만 원 이상작품을 거래할 때만 과세되며, 해외 원작자 작품에는 세금이 부과되는 점.
-생존 원작가의 경우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법인인 경우 1천만 원 이하에 대해 개수 제한 없이 비용처리 가능, 100만 원 이하 작품은 접대비 한도의 20%까지 비용처리가능하다는 세제설명이 생경했다.
-그림값이 오르는 이유는 작가에 대한 소개나 프로젝트가 연관이 있어 언론과 방송을 탈 때이다(예:이미경의 구멍가게 그림, 김현식의 머릿결 그림).
재료 색감 그리고 작품의 포인트가 무엇인지를 살피는 일이 그림을 보는 안목을 키운다고 한다. 아크릴에 대해 물었다. 오일대신 물에 녹여 쓰는 게 유화와 다르다는데 나의 미술 수준이 드러나고 만 것 같다. 그렇다면 아크릴 간판은 또 뭐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