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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nn Feb 27. 2017

치앙마이에서 캠프를 운영한다는 것

#21. 후기

마지막으로 캠프를 가본 것이 언제냐 물어보면.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어렴풋이 기억에 남는 중학교 2박 3일 캠프, 걸스카우트 캠프 따위가 몇몇 지나간다.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고, 캠프파이어 앞에서 촛불을 들고 이야기를 하던 시간들이, 전날 밤 잠도 못 자고 설레어서 아침을 기다리던 기억들이 슬쩍 선명해진다. 버스를 타고 노래 부르면서 떠나갈 때의 순수한 흥분, 설렘... 그러나 이제는 꽤나 시니컬한 본인이라서 이제 아무리 멋진 자연 풍광에도 감탄사나 설렘, 흥분 따위를 느끼기 힘들어지기 시작하였는데.


캠프 전날 잠을 설쳤다. 

아니 내가 왜? 나는 운영하는 사람인데 말입니다. 시작하기 꽤나 전부터 이래저래 신경도 쓰이고 걱정도 되고 청소 막일을 하면서 이걸 내가 왜 하자고 했지 제법 많이 투덜거렸는데. 자- 이제 자자! 하고 누웠는데 걱정...., 아오 지르기는 했는데 어찌 돌아갈라나 궁금하고나~ 이런 마음으로 영- 퍽이나 잠이 안 왔다.


그렇게 무려 3박 4일이나 되는 캠프가 시작하였다.

당연히 서로 모르는 사람, 나도 모르는 사람, 나이차도 제법 되기도 하고, 서로 성별도 직업도 출신도 배경도... 아니 그 무엇하나 공통점이랄 게 거의 없는 사람들이 모였다. 하하하하. 한국이었다면,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서로 만날 방법(?)이랄게 전혀 없는 달라도 너~~~무 다른 사람, 그러나 또 동시에 미묘한 공통점이 있는 이런 사람들이 모여서 하루도 아니고 무려 3박 4일을 같이 먹고, 자고, 살면서 온갖 활동(!)들을 하는 것이다. 내가 캠프 모집글을 쓰고 지를 때는 사실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였는데, 막상 당일이 되어서 그들의 긴장한(?) 얼굴을 마주하니, 나도 덩달아(?) 긴장이 되었다. 아. 내가 또 일을 쳤구나. 


하지만 마지막날은 이렇게.. 피이쓰!


스쿠터를 처음 타보신다고요? 괜찮습니다. 올라타세요! 우당 당당 - 

절벽 다이빙 무서워 보이죠? 아. 오.. 오랜만에 보니 저도 무서워 보이네요 (-_-) 렛츠 고. 점프!

태국에 왔으니 바나나를 심고 가세요. 핡. 덥네요. 수박을 일단 먹고.

무에타이를 이제 배워야 함. 욥욥-

태국 댄스도 한번 샤랄랄-

절에 가서 명상도 하고- 

참. 아침엔 매일매일 요가와 명상으로 개운하게 시작-

...


캠프가 끝나고 난 근 하루 종일 누워서 잠만 잤다. 에너지를 진짜 다 쏟아부은 느낌이랄까. 기분 좋게.


개피곤


후기를 읽어보았다.

으아니..진짜?!33


그리고 우리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아보았다. 그냥 이걸 보면 대략 이러했구나... 알 수 있다 :)

https://youtu.be/UWav9wpY9o0


그렇게 실험으로 시작한 캠프가 난 참 맘에 들었다.

그래서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치앙마이를 곧 떠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렇다. 치앙마이의 나날도 이제 올해 상반기면 주섬주섬 마무리를 할 예정이다. 무척 많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리고 이후 계획이 전혀 없지만. 뭐. 그것이 인생인 것을... 빨리 비자와 여권이 없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국경 없는 그런 세상. 좋은 세상. 




하나. 3월 캠프 마지막 주 (3월 23일~) 급 취소자가 생겨서 신청받습니다. 여기로 신청하세요. (링크: https://brunch.co.kr/@lynnata/67 )


둘. 4월에는 코딩 캠프를 합니다. 치앙마이에서 코딩하기! 뭐- 제가 능력자는 아니기에 능력자인 마테 하우스 멤버가 운영하고 저는 옆에서 잔소리를 맡을 예정입니다. 자세히 알아보시려면 여기로 (링크: https://brunch.co.kr/@holaxapps/21)


셋. 마테 하우스와 이별하기 전까지 최대한 재미난 거 많이 해보고 싶어요. 이벤트, 캠프, 행사, 블라블라.. 재미난 아이디어 있으시면 연락 주셔요. (이메일: lynnat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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