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바람 01화

바람

by 이윤수

흔들리는 것이 좋아라

때로는 상록수 가지 사이 눈 멈춘 아침

포로롱 작은 새 다가오듯이

내 맘속에 그대가 들어오던 그때처럼


멈춘 것이 좋아라

햇살이 운동장을 무겁게 누를 때

텅 빈 교실 벽시계에서 아이들 재잘대듯

시린 마음에 달랠 길 없는 그리움처럼


울리는 것이 좋아라

먼 먼 곳 아니 깊고 깊은 그곳

청둥오리 지나간 호수 물결 퍼지듯

내 마음에 번지는 그대 잠든 숨결같이


어쩌면 아무런 약속도 없었던 것처럼

차라리 누구도 믿지 않는 것 같이

내게로 왔으면 좋겠네

흔들리는 그대가


태초부터 흔들림으로 비롯된 것이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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