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놀자
짧은 식견과 경험을 탈탈 털어서 生老病死, 衣食住라는 캐나다살이 기본 정보를 어느 정도 정리했으니 이제 좀 편하게 노는 이야기를 해보자.
캐나다 사람들은 놀기를 좋아한다.
이러면 '아, 그럼 누구나 놀기를 좋아하지, 일 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사람들이 다 너처럼 일 중독인 줄 알아?'라고 반문을 하겠지만
'나도 놀기를 좋아한다. 다만 여건이 안돼서...'라는 변명이 여기서는 안 통한다.
여기 사람들은 일하고 남는 시간에 노는 것이 아니라 놀다가 돈이 떨어지면 일을 시작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그것도 밖에 나가서 노는 것을 좋아한다. 여기서 밖이라 함은 시내의 맛집이나 술집 쇼핑센터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야외의 자연이다.
사실 여기 일상 주거지는 한국의 리조트나 콘도, 펜션 못지않게 자연이 가까이 있고 한적해서 굳이 왜 또 더 멀리 나가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그리고 집집마다 베란다와 바비큐도 있다.
내가 사는 곳에서 걸어서 5분만 나가면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하나 빼고 여기에 다 있다. 파란 하늘, 흰 구름, 새, 숲, 강, 기차, 산책로, 자전거!
빠진 하나는?
사랑하는 마눌님!
빙고! 정답이다.
아부의 길은 험하고 치사하나 그 열매는 달고도 편안하다!
아무튼 캐나다 사람들은 틈만 나면 기를 쓰고 밖으로 나간다. 이렇게 캠핑카를 끌고..
그래서 집집마다 마당에 캠핑카가 서 있고
캠핑카의 종류도 다양하다
요건 앞에서 트럭이 견인하는 trailer
이건 트럭 위에 얹는 것
이건 5th wheel이라고 대형 크럭이 끄는 집채만 한 거다. 안에 침실 주방 거실 욕실 등등 없는 게 없다.
하지만 이 놈을 비웃는 분이 계시니 바로 이 luxury bus!
엄청 비싸 보이지? 겁나서 값을 물어보지도 못했다. 내 이웃 중에 하나는 은퇴 후 자기 집을 팔고 이 움직이는 궁전을 사서 좋은 데로 돌아다니면서 산단다.
물론 작고 귀여워 앙증맞은 놈도 있다.
마지막으로 이건 내가 갖고 싶은 van 형이다.
꼭 필요한 것만 있는 실용형인데 그래도 풀옵션 고급 신형은 1억에 육박한다. 그래서 역시 아직은 그림의 떡! 매일 옆으로 지나다니면서
'언젠가는 갖고 말리라!'라고 치토스의 주문을 외운다.
'대충 꼽아보니 1년에 330일은 그냥 세워두고 있던데, 안 탈 때 나 좀 빌려주면 안 되나? 씨!...'
어차피 일 년에 한 두 번 쓸거라면 사지 않고 rent 하는게 더 현명하다. 가장 보편적인 motor home이나 van형 하루 임대료는 $200 내외이다.
사려면 구입비도 비싸지만 관리비도 무시를 못한다. 집이 엄청 크지 않으면 월 $100정도 내고 RV 주차장에 맡겨야 한다.
그래서 여기서만 통하는 농담이 있다. ’RV나 yacht를 사면 딱 두 번 즐겁다. 살 때와 팔 때!‘
전국 곳곳 경치 좋은 곳마다 꼭 있는 캠핑장에 가면 전기, 수도, 모닥불, 와이파이, 오물 버리는 dumping 장 등 캠퍼들이 쾌적하게 지낼 수 있는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요금은 하루에 $30-$100 정도?
여긴 내가 봄에 갔던 미국 San Diego 해변 캠핑장이고
이건 북미의 캠핑장을 모두 검색할 수 있는 app이다.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하면 유람선이나 이런 대륙횡단 관람열차를 타고 장거리 여행을 하기도 한다.
또 돈을 좀 쓰면서 고급스럽게 자연 속에서 놀고 싶으면 리조트에 가는데 여긴 Jasper에 있는 고급 리조트 Fairmont resort 다.
리조트 내에서 승마 골프 사이클 수영 등산 스파 카누 등을 즐길 수 있고 경치와 설비가 최상급이라 지상 낙원이 있다면 바로 이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여기 사람들은 보트나 요트 타기도 엄청 좋아한다.
그래서 부자들은 여름이 오면 집 앞에 요렇게 보트도 세워 놓는다.
여기는 Vancouver 바닷가 요트 정박장이다.
아, 갑자기 생기는 이 박탈감…
이 사람들 왜 이렇게 잘 사는 거야? 씨...
1인당 국민소득은 이제 한국과 큰 차이 안 나는데...(한국 3만 2천 불, 캐나다 4만 6천 불)
아마도 이 사람들은 노는 데 진심으로 돈을 몽땅 쓰나 보다.
우리는 집 사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