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이윤수
참 신기하외다
그대 가신 후에도
해는 뜨고 달도 돋고
바람이 불고 강물은 흐르고…
비록 같은 세상은 아닐지라도
함께 걷던 그 기쁜 숲길은 아닐지라도
새가 울고 꽃이 피고 나비가 날고
무너지지는 않더이다
사람들은 여전히 길에 가게에 가득하고
티브이에서는 음악도 드라마도 신나고 재미있고
세상이 꺼지지는 않더이다
그대 가신 후에도
하늘이 깜깜해지지도 않더이다
꼭 같지는 않더라도
그대와 함께하던 그 고마운 세상과…
어처구니가 없더이다
그대가 없는 오늘도
난 이렇게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일도 하고
말도 하고 가끔은 실실 웃기도 하고
그대 있을 때처럼 밝지는 않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