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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helle Lyu May 29. 2020

동서의 둘째와 셋째

삼촌의 아이들이 보낸 선물

문앞에 택배가 왔다
발신인이 보이지 않는다
큰 아이 이름으로 온 것이니 분명히 우리집 택배는 맞다
포장을 뜯으니 <공진보>다
누가 이 좋은 것을
택배 상자를 두루 두루 샅샅이 살핀다
아주 작게 이름이 적혀 있다
삼촌의 여식 두째다

갑자기 훅 부끄럽다 자신이
매일 새벽에 아이들의 평안을 기도했다
왠지 그 아이들이 평안해야 모두가 편안해질 것 같았다
다분히 내 마음의 안위를 의한 기도였다
그런 마음으로 한 기도에 대해
아이들이 정성껏 보낸 선물에 목이 메였다
부끄러웠다
애들은 이리 큰 엄마를 의지하며 가고 있는데
어른이 그저 자신의 편함을 위해 타인을 평안을 기도한게 너무 부끄럽고 미안했다
어른답지 못했다
반성을 하며 그 아이들이 안쓰러운 모습이 더욱 더 눈에 선했다

용서는 내가 하는 게 아니었다
다 하나님의 뜻이 있는 것을 주제 넘게 스스로 주관하려 했다
한참을 봤다
두 아이에게 문자를 보냈다

큰 엄마는 다 괜찮다고
너희들 맘 잘 추스르고 아빠 잘 챙기라고

자신이 보낸 문자는 진심였다
한 치의 거짓 마음은 없었다
진심으로 삼촌과 사남매의 평강과 위로를 기도했다
새벽마다

공진보를 바라 보았다
요새 참으로 많이 건강 식품을 선물 받았다
후배 인숙이가 언니 건강 챙겨야 한다며 삼일 전 상황버섯을 한 상자 보내왔다
받아들고 고민했다
되돌려 선물을 드리고픈 사람이 있었기에
삼촌의 세째가 일자리를 알아봐주고 밥을 먹이고 꼭 필요한 조언을 해준 것에 고마운 표시로
삼다원 홍삼 원 한 박스를 들고 왔다
세째가 가져온 박스도 역시 풀지 못했다
마음에 꼭 드리고 싶은 걸리는 곳이 있어서
그리고
오늘 삼촌네 사남매가 마음을 모아 보냈다
장례 여정 동안 너무 감사했다고
큰 엄마가 계셔 위안이었다고
아빠가 큰 엄마께 많이 미안해한다고
공진보 한 박스를 보내왔다
눈물이 핑그르르 돌았다
급기야 자신의 눈물이 동서 세상 하직하기 마지막 날 본 동서의 눈물처럼
가늘게 계속 볼을 타고 흘렀다

기침이 났다
계속 기침이 났고 목이 잠겨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런 상태로 며칠을 지나고 있었다
급기야 조심스러워 병원을 갔더니 목이 부었고 염증이 있다고 하며 처방전을 주기에 받고 지어온 약을 삼일째 먹고 있는 중이다
계속 통증이 있다
목소리가 안 나오는 것이 무엇보다도 제일 힘이 든다

또 한참을 공진보를 보았다
한참을 아이들을 하나 하나 떠올렸다
삼촌의 사남매를

1
큰엄마 안녕하세요!
저희 가족에게 베풀어 주신것에 비해서는 작은 선물이지만, 윤성, 윤민, 성민이 모두와 함께 준비했어요! 윤민이는 지난번 방문때 따로 하기도 했지만 이건 모두의 선물이예요. 감사합니다 ^^

그리고 언제나 기도해주셔서 감사해요. 윤민이랑 저도 어설프지만 큰엄마를 위해서도 기도할께요. 늘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삼촌의 두째 딸이 보낸 문자​

2
건강하세요 큰엄마^^
저는 많이 괜찮아졌어요!
기도해주신 덕분이에요ㅎㅎ
기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삼촌의 첫째 큰 아이 아들이 보낸 문자

삼촌의 아이들이 마음의 문자를 보냈다
감사하다
모두가
애들이 잘 마음 추스름도
또 일상으로의 회복을 위해 마음을 다지고 있음도

감사합니다
기도를 받으시는 당신을 믿습니다
더욱 지켜주십시요
이끌어 주십시요
동행해주세요
그리 알고 또 하루를 지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삼촌의 아이들이 보낸 공진보

고스란히 담긴 열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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